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4%대’ 상품 사라졌다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1.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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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 12개월 최고우대금리 3.68~3.95%
인터넷은행·저축은행도 일제히 예금금리↓
지난 11일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에 설치된 예·적금 금리 현황판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에 설치된 예·적금 금리 현황판 ⓒ연합뉴스

기준금리가 3.5%로 올랐지만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시장금리와 예금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일제히 떨어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이날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3.68~3.95%를 형성했다.

은행 상품별 12개월 최고우대금리는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 3.95%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3.90% △우리은행 원플러스 예금 3.87%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3.86%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II 3.68%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일하게 4%대를 지킨 하나은행이 이날 3%대로 낮추면서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4%대는 사라졌다.

지방은행에서도 연 5%대 예금 금리는 이번 주 들어 자취를 감췄다. 20일 기준 주요 최고 금리 상품을 살펴보면 △대구은행 ‘DGB함께예금’ 연 4.95% △부산은행 ‘더 특판 정기예금’ 연 4.65% △광주은행 ‘호랏차차디지털예금’ 연 4.55% △제주은행 ‘J정기예금’ 연 4.20% 등이다.

인터넷은행의 상황도 비슷하다. 케이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을 연 4.40%로 조정했다. 지난 12일 기존 연 5%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0.60%포인트가 내려갔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4.50%다.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12개월 기준)는 5.04%로 집계됐다. 이달 1일(5.37%)에 비해 0.33%포인트 내려갔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말 연 5.53%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다.

은행권의 예금금리 하락은 지난 연말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으며 은행채 발행이 재개된 영향이 크다.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면서 금리 인상 경쟁을 벌일 유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금리인상 자제령도 한몫했다. 당국은 대출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 연말 예금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예금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연동된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올라가는 것을 우려해서다.

향후 예금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이번엔 ‘예대금리차 확대’를 이유로 예·적금 금리 인상을 유도하는 분위기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금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게 되는 구조라 은행권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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