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국힘 ‘대표 선출무효’ 소송…중앙당과 도당까지 겨냥
  •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3.01.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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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추진위, 18일 ‘대표의원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
피고에 곽미숙 대표의원 외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유의동 도당위원장 포함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추진위원회가 대표의원 지위 부존재 확인 본안 소송을 법원에 낸 가운데 피고 대상에 중앙당과 경기도당 대표직까지 포함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회 국민의힘 정상화추진위에 따르면 허원(이천2) 의원 등 3명은 지난 18일 ‘대표의원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국민의힘 당규에 의하면 당 대표는 의총에서 선출해야 하는데, 곽 대표는 재선 이상 의원 15명의 추대로 선출돼 60명이 넘는 초선의원의 선거권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피고에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고양6) 대표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대표자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표자로 유의동 위원장이 포함됐다.

정상화추진위가 정 비대위원장과 유 도당위원장까지 피고에 함께 포함한 이유는 그간 곽 대표의원을 둘러싼 도의회 국민의힘 집안싸움에 중앙당과 도당이 수수방관한 데 대한 책임을 묻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상화추진위 측은 “이번 사태가 중요한 사안인 만큼 유권해석과 관련 중앙당과 도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상화추진위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도의회 의장 선거 패배 이후 도의회 국민의힘 사태의 책임을 곽 대표의원에 묻는 데에서 더 나아가 국민의힘 중앙당과 경기도당 위원장까지 겨냥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는 오는 3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 비대위원장과 유 도당위원장까지 피고로 소를 제기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권 주자들 간 경쟁으로 당내 갈등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당 지도부와 도당위원장을 겨냥한 소송이 당내 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번 소송과 관련해 곽미숙 대표는 그동안 당내 혼란 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상화추진위원회의 협상과 합의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곽 대표는 이번 소송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그동안 정상화추진위와 당내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정상화추진위는 ‘현 대표단(수석단)과 상임위원장단 전원 사퇴’라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내놓은 데다 상호 절충안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음에도 끝내 타협의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비판했다. 곽 대표는 “끝내 소송으로 이어지게 된 데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소송에 성실히 임하면서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곽 대표의원의 직무정지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은  혼란을 막기 위해 ‘집단운영체제’로 교섭단체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안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남경순(수원1) 부의장, 지미연(용인6) 수석대변인, 6개 상임위원장을 중심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8월 9일 진행된 경기도의회 의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도의원(부천1)이 국민의힘 김규창 도의원(여주2)을 83표 대 71표로 누르고 당선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78대78로 동석인 제11대 경기도의회는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가 의장직을 맡는 규정에 따라 1960년생인 염종현 의원보다 연장자인 1955년생 김규창 의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이탈표가 나오면서 예상을 뒤엎고 염종현 도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도의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의장 선거 패배 책임을 곽미숙 대표에게 돌리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곽 대표의 사퇴를 촉구해 왔다.

결국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허원 위원장 등 3명은 지난해 9월 곽미숙 당대표에 대한 대표 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으며, 수원지법이 지난해 12월 이를 인용하면서 곽 대표의원의 직무가 정지됐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12월 9일 법원이 곽 대표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지 4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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