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전대 끝나면 당 화해할 것…尹 의중도 중요하지만 민심도 읽어야”
  • 구민주·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1.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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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與 청년최고위원 출마한 ‘北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①
“안철수와의 러닝메이트 자처, ‘尹 정부 성공’과 ‘총선 승리’ 다 이룰 방법이기 때문”
“벼락감투 씌우고 얼굴마담 시키는 청년정치 그만…발판 만들어줄 것”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꽃제비(일정한 거주지 없이 떠돌아다니는 가난한 북한인)’ 출신 탈북민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을 “청년 세대를 살고 있는 동시에 아버지 세대의 고생을 겪어 본 유일한 주자”라고 소개했다. ‘엄카(엄마 카드)’ ‘자수성가’ 논쟁이 한창인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 그는 “가난과 차별의 고통을 몸소 경험해 본 현장밀착형 정치인” 이라며 자신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단 하나의 청년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 의원은 1월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줄곧 절실함을 내비쳤다. 지 의원은 “총선 승리로 우리 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눈앞의 선거만 바라보는 것을 넘어, 2030세대의 미래를 위한 초석 또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지 의원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전당대회 이슈와 관한 소신도 조심스레 밝혔다. 그는 “정부의 성공을 위해선 대통령의 의중도 중요하지만 민심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면서 “지금은 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축제의 장’인 전당대회가 끝나면 공통분모를 찾고 화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사저널 박은숙 기자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지성호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지성호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가장 큰 계기였다. 정치 현장에서는 (여소야대 판세로) 어려움이 많다. 제가 앞장서고 있는 노동개혁을 비롯해 여러 의정활동을 해나갈 때, 우리 당을 반드시 다수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또 하나는 당을 향한 감사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방안으로 2030세대의 미래를 위해 초석을 다지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러한 의지들이 모여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단 한 자리뿐인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한 이유가 있나. 경쟁 후보들에 비해 특화된 장점이 있다면.

“저는 현 청년세대를 살고 있는 동시에 우리 아버지들이 경험한 고생도 해본 사람이다. 가난과 차별이 주는 고통을 이겨낸 저력이 제게 있다. 이번 청년 최고위원 전당대회에서 ‘엄마 카드’니 ‘자수성가’니 여러 말들이 많이 나온다. 저는 20대 중반에 한국으로 넘어왔다. 두 팔, 두 다리 튼튼한 다른 탈북민들과 달리 의수와 단돈 5만원으로 출발했다. 그 어떤 특혜도 제게 없었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도 소외계층을 찾아 그들의 손을 잡으며 현장 밀착형 정치를 해왔다. 현장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공감하는 능력이 제게 있다고 자부한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이것만큼은 꼭 임기 내에 이뤄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있나.

“당내 청년 조직을 정상화하고 싶다. 지금 당내 청년국이 따로 없다. 당원의 37%, 즉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청년층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여 차 한 잔 마실 공간도 없고 유력 정치인들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창구도 없다. 좋은 연사를 초청해 이야기 듣는 환경도 갖춰져 있지 않다. 기초부터 다시 쌓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청년들을 정치에 이용만 하는 것은 잘못됐다. 당을 막론하고 우리 정치는 기성 정치인이 필요에 따라 청년 정치인에게 벼락감투를 씌워주고 이들을 얼굴 마담으로 삼아버리는 행태가 있어왔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서 다양한 기관을 통해 청년 정치인을 제대로 키우는 모습을 보며 굉장히 부러웠다. 여러 국가의 네트워크가 많은 전문가로서, 이러한 부분을 우리 당에 벤치마킹하고 싶다.”

당내 많은 청년 당원들을 유입시킨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준석 전 대표가 우리 정치에 불러온 가장 큰 효과는 청년들에게 정치 효능감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인정한다. 그동안 젊은 세대에서 정치적 무관심이 증가해왔던 이유가 자신들의 행동이 정치에 영향을 미칠 거란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이 우리 당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부분엔 이 전 대표에 의한 영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번 정치적 승리와 영광을 경험해 본 청년들이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역할을 해낼 거라고 본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지성호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지성호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선거에서 당대표 주자인 안철수 의원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자처한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다. 우리 당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동력을 갖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실현할 수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 확장성이 가장 중요하고, 청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 점에 있어 가장 관심도 있고 강점을 갖고 있는 인물이 안철수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안 의원은 인수위원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어떤 길이 성공으로 가는 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인물이다.”

지금 전당대회에서 주자들 사이의 윤심(尹心) 마케팅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는데.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다. 누가 당대표가 되건 결국 총선승리를 위해선 윤석열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 윤심 마케팅은 따라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통령도 우리 당도 모두 진정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면, 대통령의 의중도 중요하지만 민심의 흐름을 분명하게 살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은 전 국민을 다 아우르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어떻게 보나.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로서 가타부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나경원 전 의원의 생각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출마한 입장에서 (제가) 뚜렷한 의견을 내는 건 맞지 않는 일인 것 같다.”

국민과 당원들은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힘이 과연 지금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지만, 그럼에도 여당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어렵고 아픈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여당이 돼야 한다. 답은 국민에게 있다. 선거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당이 결국 이긴다. 우리 당이 이 점에 있어 공통분모를 찾고 화해할 거라고 믿는다. 이번 전당대회를 축제로 마치고 윤 대통령과 반드시 호흡해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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