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은행 떠난 2200여명…1인당 약 6억원씩 퇴직금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2.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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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713명으로 가장 많아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2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은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퇴직금 지급액은 평균 6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2200여명이 자발적으로 은행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퇴직금 지급액은 평균 6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지난 연말을 전후해 5대 시중은행에서 2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은행을 떠나면서 받은 퇴직금은 1인당 약 6~7억원 수준이었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희망퇴직 신청자 수는 2200명 가량이다. 국민은행이 7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농협은행(493명), 신한은행(388명), 우리은행(349명), 하나은행(279명) 순이다. 이들의 희망 퇴직은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 중 국민·신한·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한 희망퇴직 지급액 규모를 공개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비용으로 2725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희망 퇴직을 신청한 행원은 713명이다. 1인당 특별퇴직금은 3억8200만원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희망퇴직 비용 1336억원을 반영했다. 희망퇴직 인원은 388명으로, 1인당 평균 3억4400만원을 받았다. 신한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 요건 직급과 연령을 부지점장 아래, 만 44세 이하로 낮춘 점이 1인당 평균 지급액에 영향을 끼쳤다.

올 초 349명의 직원이 희망 퇴직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4분기 1547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을 책정, 1인당 평균 4억43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지급액이다. 희망퇴직자 대부분이 정년을 앞둔 고연차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나은행은 다른 주요 은행과 달리 올 1분기 실적에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1분기를 보면, 하나은행은 희망퇴직자 478명에게 1637억원을 지급했다. 1인당 평균 지급액은 3억4200만원이다.

여기에는 퇴직 직전 3개월 월평균 임금에 근속 연수를 곱한 법정 퇴직금이 빠져 있다. 은행 업계 희망퇴직자의 평균 급여액과 근속 연수 등을 고려하면, 1인당 법정 퇴직금은 2억~3억원 수준이다. 앞선 특별퇴직금 3억~4억원에 더하면 총 희망 퇴직금 규모는 1인당 6억~7억원 수준에 달하게 된다.

여기에 연차에 따라 월평균 임금 최대 36개월치와 수천만원의 학자금, 재취업 지원금, 건강검진 비용 등이 지원된다. 각 은행이 4분기 실적에 반영한 희망퇴직 비용은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만 반영한 액수다.

은행들이 행원들에게 수억원에 이르는 퇴직금을 주며 매년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배경으로는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비대면화 확대가 꼽힌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자 수가 늘며 은행권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은행권 희망 퇴직 제도가 효율적인 구조조정과 조직 개편보다는 목돈 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복제제도로 전락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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