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GOP 이병 극단선택’ 軍 해명에 “아전인수”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2.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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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의심 간부 허위보고’, ‘구급차 통제’ 의혹 군 해명 반박
“총기 사고 목격자가 ‘사망자 스스로 쐈다’고 보고”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 제12사단 52연대 소속 GOP 33소초에서 발생한 김아무개 이병 총기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 이병의 부친이 사건 관련 심정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월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육군 제12사단 52연대 소속 GOP 33소초에서 발생한 김아무개 이병 총기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 이병의 부친이 사건 관련 심정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11월 강원도 전방 육군 GOP(일반전초) 이등병 극단 선택과 관련해 가해 의심 간부의 ‘허위 보고’ 의혹을 제기했던 군인권센터(센터)가 육군 측 해명에 대해 “아전인수식 반박”이라고 재반박했다.

센터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허위보고를 ‘임의추정 보고’라고 두둔하는 육군”이라면서 “사건 발생 시각은 오후 8시44분인데 A 하사가 대대 화상보고(VTC)에서 상부에 ‘사고사’라고 보고한 시각한 오후 8시47분이다. 육군 주장대로라면 A 하사는 3분만에 상황실에서 사고현장 초소로 가서 현장을 보고 임의로 추정해 화상보고를 했다는 말인데, 시간상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A 하사 증언이 목격자 증언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허위보고 시도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총기 발사장면을 최초 목격한 사람은 (사망자 김아무개 이병) 같이 근무를 섰던 B 일병이며, B 일병은 목격 즉시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김 이병이 스스로 총을 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면서 “이미 목격자가 스스로 총을 쐈다고 보고했는데, 굳이 A 하사가 다시 사고 현장을 가서 임의로 추정까지해 매우 구체적인 오발사고 정황을 보고했다는 육군의 해명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출동한 민간 구급차를 부대 밖에서 대기시켰다는 논란을 ‘길 안내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던 육군 측 해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센터는 “생명이 경각에 놓인 상황에서 구급차를 불러놓고, 인솔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7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신고 시간 기준으로) 15분이나 걸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면서 “시간 계산상 부중대장이 민간 구급차를 부르고, 구급차가 출동해 통일관에 도착하자 이를 통제하고, 그제서야 대처 방안을 논의한 뒤 인솔자를 뒤늦게 내려보냈다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유가족이 양구 해안 119 지역대에 전화로 당시 상황을 문의하자 소방은 ‘경험에 비춰볼 때 긴급 상황에서의 군부대 출입시 반드시 인솔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면서 “인솔 없이 부대로 들어오기 어렵다는 육군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기초적인 사실 관계도 제대로 파악해보지 않고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골라 아전인수식의 반박부터 내놓는 육군의 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구급차 도달이 늦어지게 된 것이 팩트인만큼, 그 이유와 과정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센터는 작년 GOP 이등병 총기 극단 선택과 관련한 허위보고 등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생전 김 이병의 괴롭힘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A 하사가 사고 직후 ‘우의 끼임에 의한 총기오발 사고’로 허위 보고했던 정황이 있음에도 이에 대해선 수사되지 않고 있다는 게 골자다. 당시 민간 구급차를 불러놓고도 부대 밖에 대기시켜 뒀다는 의혹도 함께다.

이에 육군은 당일 반박 입장문을 통해 “판쵸우의에 총기가 걸려 격발됐다는 내용이 언급된 바 있으나, 이는 해당 간부가 사고 현장을 보고 임의로 추정해 상황보고한 것”이라면서 “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구급차 진입 통제’ 관련 의혹에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사고 장소는 내비게이션이 안 되는 GOP로서 민간경찰·소방대원이 야간이나 기상이 좋지 않을 때 안내 없이 직접 찾아오기 제한돼 군 안내 간부가 양구통일관에서 민간경찰과 소방대원을 만나 함께 사고장소로 이동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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