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서 20조원 차입…반도체 투자 목적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2.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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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업이익 급감 예상…현금 미리 비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7일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해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빌리기로 했다. 국내외 반도체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 급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예년 수준의 반도체 투자를 이어가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운영자금 20조원을 차입한다고 공시했다. 상환일은 2025년 8월 16일까지로, 이자는 연 4.6%다. 이번 차입금은 삼성전자의 2021년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 대비 10.35% 규모다.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본 차입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자회사에서 자금을 빌리기로 한 건 이례적이다. 그럼에도 차입을 결정한 것은 자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아서라도 50조원에 달하는 예년 수준의 반도체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 "올해 영업이익 급감으로 반도체 투자 재원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수 있어 돈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각 증권사들이 추측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평균 16조8966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43조3766억원)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래 수요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올해 메모리 설비투자(CAPEX)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설비투자액은 사상 최대인 53조1000억원이었다. 이 중 90%가 반도체 설비 투자 목적으로 사용됐다.

삼성전자는 120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지만, 보유한 현금 상당액이 해외 자회사 배당금 등으로 해외에서 운용 중이다. 환차손과 세금 등의 조달 비용을 고려하면 국내 자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지분 85%를 보유한 자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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