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완전 경쟁’ 유도해 5대 은행 과점 체제 깬다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2.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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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예금·대출 시장 점유율 60~70%대
1조4000억원 성과급에 ‘돈잔치’ 비난 잇따라
ⓒ연합뉴스
14일 서울 시내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모습 ⓒ연합뉴스

최근 은행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성과급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5대 은행(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금감원 임원들에게 주문했다.

이 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최근 공개된 5대 시중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는 배경에는 5대 은행의 과점 체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완전 경쟁을 유도해 해결해보겠다는 복안이다.

2019년 제1금융권인 전체 18개 은행의 원화 예수금 현황을 보면 5대 은행의 점유율이 77%에 달했다. 예금 시장에서도 이들 은행이 15~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의 원화대출금 또한 5대 은행의 점유율이 67%로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 대출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금감원은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깨려 했던 영국의 사례를 눈여겨보고 있다.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산업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했는데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와 접목한 형태의 은행 등 일명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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