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 기업의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해외 진출 준비가 부족하다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평가가 나왔다.
19일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포천 글로벌 500'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인텔 등 102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들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경쟁력 수준을 10점 만점으로 볼 때 한국 스타트업은 7.4점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55%는 한국 스타트업의 강점으로 혁신기술 경쟁력을 꼽았으며 정부의 다양한 지원 모델(20%), 우수한 인재풀(14%)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글로벌 진출 준비도는 6.1점, 비즈니스 모델 차별성은 6.4점에 그쳤다. 우수한 기술력이 있지만 해외 진출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의미다.
응답 기업의 91%는 경기 둔화에도 향후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활동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5%의 글로벌 기업이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스타트업과 연평균 약 10∼25건의 기술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실증이란 신기술을 대기업 내외부 시스템이나 실제 시설에 적용해 스타트업에 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들이 기술실증 과정에서 자사 전략과의 적합성 및 시너지 효과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술실증 추진 유형은 △시범 사용 및 피드백 제공(24%) △기능 추가 및 변경 등 커스텀 요청(17%) △대기업 내부 데이터 등 테스트 리소스 제공(16%) △유사 제품과의 벤치마크 테스트(14%) 등이다.
응답 기업의 84%가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공동 기술실증(Joint PoC) 사업을 꼽았다. 공동 기술실증은 특정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자사와 보완적 기술을 확보한 파트너(중소기업 벤더, 타업종 스타트업 등)와 협업해 공동으로 연구·개발(R&D)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과 기술실증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시회 참가를 통해 글로벌 진출 역량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현지 시장 조사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57%의 기업이 조언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우리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촉진을 위해서는 공동 기술실증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모델 발굴이 필요하다"며 "국내 스타트업과 포천 500 기업 간 일대일 매칭을 지원해 사업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