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이준석·천하람은 가짜보수…뜻 안 바꾸면 내보내야”
  • 이원석·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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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 주자 인터뷰]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上)
“김기현, 부동산 의혹 규명해야…안철수는 ‘뻐꾸기 정치인’”
“‘尹心’ 논란은 대통령 참모들 잘못… 與만의 대통령 아냐”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월17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권한대행, 공안 검사 등의 경험으로 ‘위기의 리더십’을 가진 본인이 차기 당대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현역 중진 의원 등 쟁쟁한 후보들을 꺾고 3·8 전당대회 본선에 오른 황 대표는 경쟁 후보들에 대해 일일이 견제구를 날렸다. 김기현 후보를 향해선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부터 규명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고,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여러 차례 당적을 옮긴 이력을 언급하며 “뻐꾸기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천하람 후보에 대해선 “그동안 뭘 해왔는지 모르겠는데 당대표로 나오겠다고 하는 건 당대표 선거 희화화”라고 언급했다.

황 후보는 “(당내) ‘가짜 보수’들과는 함께하기 어렵다”면서 바른미래당 출신의 이준석 전 대표, 천·안 후보가 가짜 보수에 속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전대의 주요 화두인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과 관련해선 “‘윤심이 드러났다’고 보여지는 건 대통령의 참모들 잘못”이라며 지난 대선에서의 공, 대통령과의 친분 등을 지속해서 강조하는 주자들을 향해 “정말 후진적인 정치”라고 꼬집었다.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이기는 공천, 보수 30년 집권의 초석이 되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본인을 당대표로 선출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소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민의힘 당대표에 ‘왜 황교안이 돼야 하는가’라고 묻는다면.

“지금 우리 당이 위기다. 정권교체는 이뤘지만, 국회도 막혀 있고, 법원도 마찬가지로 비협조적이다. 대통령이 혼자 일 추진을 하기 힘든 상황이다. 위기의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기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제가 나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위기의 리더십’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다른 후보들은 위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반면 저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위기를 넘겼다. 또한 저는 공안 검사였다. 공안부가 했었던 일들에 대해 굉장히 많은 공격들이 있다. 그런데 요즘 간첩들도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부정선거 얘기도 많다.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 대해서도 상당히 걱정이 많다. 저는 이런 것들과 항상 경합하고 싸웠다. 이러한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

본선 진출 자체로도 상당한 활약이라는 평가가 많다.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요즘 정치인들에게서 보기 힘든 진정성 아니겠나. 오래 축적된 경험에 입각한 실력도 갖고 있다. 역량도 TV토론회 등을 통해 당원들이 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2월15일 첫 TV토론회에서 다른 세 후보들에게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면서 주목받았는데.

“최선을 다했다. 본래 제가 싸움을 잘 하는 사람이다. 웃으면서 뒤통수를 친다. 제가 토론회에서 새로운 이슈를 내놓은 것도 아니다. (다른 후보들은) 한 번씩 스스로 점검을 하는 게 좋을 거다.”

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의 ‘KTX 역세권 부동산 의혹’을 제기했다. 이 내용이 지금 상당히 이슈가 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해결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심하게 공격하겠나. 이재명 대표도 마찬가지로 당대표가 된 후에도 엄청난 공격을 받고 구속 영장도 청구받았다. 김 후보도 본인 의혹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규명해야 한다. 지금 산 땅이 몇 배가 됐고, 처음에는 KTX 노선에 있지 않던 김 후보의 소유 땅이 몇 번의 수정을 거친 후 어쩌다 노선에 포함됐는지 등에 대해 규명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세 후보 중 가장 큰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천하람 후보다.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점을 갖고 있다. 바로 젊음이다. 가장 어려운 경쟁자라는 건 아니다. 다만 저와는 다른 측면에 있어서의 경쟁자라고 생각한다.”

천 후보와 부정선거 관련 토론을 논의했다가 무산됐는데.

“천 후보가 하자길래 그러자고 했다. 다만 지금은 우리가 전당대회 선거 중이지 않나. 그래서 선거가 끝나면 바로 하자고 했다. 지금 저의 제1 과제는 선거다. 일각에서는 제가 토론을 피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더라. 그래서 ‘알겠다, 지금 바로 하자’ 선언했는데 그 이후로 (천 후보 측에서) 답이 안 왔다.”

2020년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주장해왔다.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가.

“그렇다. 선거무효 소송 139개가 제기됐는데 지금 대법원에 여전히 70~80개 가까이 남아 있다. 6개월 이내에 처리하게 돼 있는데 몇 년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안 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켕기는 것이 있다는 뜻이다.”

대표에 당선된다면 부정선거 이슈에 당력을 집중할 생각인가.

“대표는 당을 끌어가는 역할이다. 그것엔 여러 영역이 있는데 그중 한 곳에 집중하겠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잘못된 것은 다 고치고, 해야 할 일은 다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소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보수 30년 집권의 초석을 만드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선거사무소에서 시사저널과 만나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번 전당대회 주요 화두가 ‘윤심’이다. 실제 윤 대통령의 의중이 선거에 작용하고 있다고 보나.

“‘윤심이 드러났다’고 보여지는 건 대통령의 참모들이 잘못한 거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지 국민의힘의 대통령이 아니다. 있어도 없다고 보여야 하는 것이 윤심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의중을 만들어서 윤심이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을 향한 말인가.

“윤핵관이 대체 누구인가. 사실 몇 명 빼고는 묶어서 얘기하기도 어렵다. 이름 붙여서 사람을 구분하고 분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통령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어느 한 틀에 사람들을 제한하려고 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윤핵관이라고 구체적으로 불리는 사람들도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윤심을 계속해서 얘기하고, 대선 과정에서의 공이나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주자들도 있다.

“자제해야 할 일이다. 옛날에는 선거의 공신들은 선거가 끝나면 다 보이지 않게 사라지는 미덕이 있었다. ‘내가 선거에서 이렇게 공이 있으니 계속 써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말 후진적인 정치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당정일체’가 맞는지, ‘당정분리’가 맞는지에 대한 부분도 화두다.

“특정하게 규정하는 것 자체가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 당정일체라고 한다면 뭐하러 당이 있는가. 맞지 않는 말이다. 대통령실과 당은 이슈가 있을 때 서로 논의해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대통령실과 당의 의견이 다르다고 하면, 정말 치열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의견이 다르다면 그땐 대통령 뜻을 따르는 게 맞는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그런 결론을 만들어내는 게 당정 관계라고 생각한다.”

집권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치러지는 당내 선거임에도 계파 갈등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있다.

“제가 당에 들어갈 때도 친이(親이명박), 친박(親박근혜) 문제로 시끄러웠다. 또 제 지지율이 굉장히 높으니 친황이 금방 생기더라. 저는 당대표 시절 이런 계파들을 다 없애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계파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당에 와 있지만,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뜻을 당으로 수렴하거나 당에서 나가게 하거나 해야 한다고 본다.”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란 어떤 이들인가.

“‘가짜보수’들이 있다. 보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헌법 가치에 입각해 선출된 대통령을 시도 때도 없이 공격한다. 당 안에 이런 사람들을 정리해나가야 한다. 그러면 우리 당이 정말 똘똘 뭉칠 수 있다.”

이준석 전 대표를 말하는 건가.

“옛날 바른미래당 출신들이 대체로 가짜보수에 속한다. 천하람 후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천 후보가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비하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화하더라. 그래서 과연 우리하고 가치가 같을까 생각이 들었다. 또 그동안 뭘 해왔는지 모르겠는데 당대표로 나오겠다고 하는 것은 당 대표 선거를 희화화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안철수 후보도 바른미래당 출신인데.

“안 후보도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 당이 이번에 집권하는 데 도움은 많이 줬다. 다만 안 후보가 지금까지 한 말들을 보면 문제가 많다. 고(故) 신영복 교수도 칭송하지 않았나. 특히 이분이 만든 당마다 다 깨져버렸다. 그러고 나서 또 우리 당에 들어왔다. 나는 그래서 안 후보를 ‘뻐꾸기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또 당에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일시적 인기를 타고 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한다. 제가 봤을 때 안 후보는 아직 당 대표가 될 때가 아니다.”

대표가 된다면 가짜보수라고 생각하는 이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생각인건가.

“가짜보수들도 생각을 바꾸고 우리와 뜻을 같이 하면 된다. 하지만 본인의 생각을 안 바꾸겠다고 한다면 같이 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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