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기’ 소아과…대학병원 38곳 레지던트 ‘0명’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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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확보율 2년 만에 36%→20%
트윈데믹 우려가 커진 지난해 10월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윈데믹 우려가 커진 지난해 10월18일 오전 서울 성북구 우리아이들병원에서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아청소년과(소청과)가 의사 수 부족으로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레지던트 모집정원 확보율이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20%까지 떨어진 상태다. 진료대란을 막으려면 인력 확충과 수가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전체 과목의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은 84.1%로 집계됐다. 특히 필수진료과목 중 소청과 모집정원 확보율은 20%로 상반기 전체 확보율(84%)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021년(36%), 2022년(22%)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76%(38개)는 레지던트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집정원을 다 채운 곳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50%를 넘긴 곳도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부터 의사 부족으로 수도권 소재 병원들을 중심으로 소청과 입원 치료와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진료체계 붕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소청과 외에 흉부외과·산부인과 등의 과목도 레지던트 정원을 채우지 못한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18곳은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산부인과 16곳, 외과 17곳, 병리과 21곳의 전공의 지원자도 0명이었다.

서 의원은 "필수진료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 수가 개선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규모를 축소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은 인프라 확충에 반하는 행태인 만큼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면서 "과감한 재정 투자가 담보되지 않은 정부의 발표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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