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보다 사망률 높다는데…영유아 백신 접종률 ‘0%’, 괜찮을까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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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등 고려하면 백신으로 얻을 이득 없어” 부정적 의견도
만 6개월에서 4세까지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서울의 한 병원에 영유아 백신 접종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만 6개월에서 4세까지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서울의 한 병원에 영유아 백신 접종 관련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영유아(만 6개월~4세)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났으나 접종률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유아는 소아·청소년에 비해 치명률이 높다고 알려졌음에도, 부작용 등에 대한 우려로 부모들이 자녀의 접종을 꺼리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의 이어지는 권고에도 접종률이 높아지진 않을 전망이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사전 예약한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0일부터 시작됐다. 당일접종은 이미 지난 13일부터 시행 중이다. 당일접종은 사전 예약 없이 의료기관에 연락해 예비명단에 등록한 뒤 그날 바로 접종받는 것을 말한다. 화이자의 영유아용 코로나19 백신이 활용되며 8주(56일) 간격으로 3회 접종한다. 

영유아 접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당일접종에 참여한 영유아가 13명, 누적 105명이다. 2018년에 태어난 아이 중 생일이 지나지 않았거나, 2022년 7월생 중 생일이 지난 1194명의 영유아가 예약을 마쳤다. 전날 신규 예약은 36명이었다. 사전예약자들이 모두 접종한다해도 4세 이하 인구(112만8919명) 전체의 1%에도 이르지 못한다. 

영유아는 증상발생부터 사망까지 기간이 매우 짧아 적기에 적절한 의료 조치가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접종이 필수라는 제언이 나온다. 방역당국은 특히 영유아 중 고위험군에게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은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혈액암 등 항암치료,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경우, 장기이식, 중증면역결핍질환 및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등 심각한 면역저하자다. 

영유아의 경우 사망률이 성인에 비해서는 낮지만 소아청소년 군 중에서는 가장 높다. 2020년 1월 이후 누적 사망자 가운데 만 4세 이하는 17명으로 확진자 10만명당 1.5명 수준(1.05명)으로, 청소년(0.5명)에 비해 많다. 이에 방역당국은 "영유아는 소아나 청소년에 비해 사망·입원율이 높아서 접종을 통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며 "영유아 접종에 사용되는 화이자 백신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절차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이 확인·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권고에도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자녀의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편이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감염 경험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 등으로 영유아의 백신 접종 여부를 고민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굳이 임상실험이 충분히 되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게 하고 싶지 않다' '어른도 백신 접종 후 감염되는데, 굳이 접종시킬 필요가 있을까' '성인도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사망자가 많은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냐'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만 6개월에서 4세까지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예약 접종이 시작된 20일 서울 시내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에 관련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만 6개월에서 4세까지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예약 접종이 시작된 20일 서울 시내의 한 소아청소년과의원에 관련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확연히 꺾인 영향도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의 동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만1880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4일(1만4368명)보다 2488명, 2주일 전인 지난 7일(1만6112명)보다는 4232명 줄며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화요일 기준으로는 지난해 6월28일(9888명) 이후 34주 만에 가장 적다. 위중증 환자 수는 195명으로지난해 7월27일(177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망자는 8명으로 이틀째 한 자릿수다. 

일부 전문가들도 영유아의 백신 접종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 영유아 80~90%는 자연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판단되고, 자연 감염의 경우 1년 이상 면역력이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청소년 뿐 아니라 영유아의 경우도 신경계 기저질환으로, 감기에 걸려도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면 백신 접종이 필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그러면서 "부작용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영유아가 백신 접종에서 얻을 이득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유아백신 접종에 대한 임상 연구가 소규모이고, 장기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최근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심근염 등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어릴수록 부작용 가능성이 큰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영유아에게 백신을 권고할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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