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280조원 쏟고도 OECD 꼴찌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2.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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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출생아 24만9000명…20년 전의 절반 수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생 대응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사진은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산 대응 지원금을 쏟아부었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혼이 많아지고 결혼 후 첫 아이를 낳는 시기가 늦어지는 데다 정부가 출산 장려 대책으로 지원금만 늘리는 등 출산이 어려운 사회적 구조가 빚어낸 수치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8명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합계출산율은 또 전년보다 0.03명 줄어든 수준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부터 줄곧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0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OECD 평균(1.59명)의 절반도 안 된다.

합계출산율은 1974년(3.77명) 4명대에서 3명대로, 1977년(2.99명) 2명대로, 1984년(1.74명) 1명대로 내림세를 보였다. 2018년(0.98명)에는 0명대로 하락했고 이후에도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을 지나 지난해에도 감소를 이어갔다.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이 가장 낮고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다.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4.4% 떨어졌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조출생률도 지난해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낮다. 출생아 수와 조출생률 모두 역대 최저다.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7000명이었으나 20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30년 전인 1992년(73만1000명)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24만9000명 중 15만6000명은 첫째 아이였고 둘째는 7만6000명, 셋째 이상은 1만7000명에 그쳤다. 둘째와 셋째 이상은 각각 전년보다 16.8%, 20.7% 급감했다. 전체 출생아 중 첫째 아이의 비중은 62.7%, 둘째 비중은 30.5%, 셋째 이상은 6.8%였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1년까지 저출생 대응을 목적으로 약 280조원을 투입했다.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체감 효과가 미미하고 관련 대책이 중구난방식으로 마련되면서 저출생 기조가 바뀔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 사교육비 부담 등은 출산을 꺼리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다. 혼인 자체가 줄고, 혼인이 늦어지는 추세도 저출생을 심화하고 있다. 연간 혼인 건수는 2년째 20만 건을 못 채우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전년보다 1000건 줄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혼인을 해도 첫 아이를 낳는 나이는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상승했다. OECD 국가 중 가장 연령이 높고, OECD 평균(29.3세)보다는 3.7세 높다.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이상을 아우르는 전체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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