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추락하는 민주당 지지율의 끝
  • 전영기 편집인 (chunyg@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4 09:05
  • 호수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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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지지율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 2023년 2월 3주 차 여론조사를 보자. 리얼미터는 6개월간 40%대를 유지하던 민주당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고 공표했다. 4개 여론조사 회사가 참여하는 전국지표조사에선 2020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26%가 기록됐다. 한국갤럽 조사도 30%로 최근 4개월간 최저치였다. 세 조사 공히 오차범위 바깥에서 국민의힘에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월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월17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문제’ 제거 안 하면 백약이 무효

지역적으로 들어가면 광주·전라 외에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앞선 곳은 거의 없었다. 2020년 4월 총선 때 103명의 국회의원을 낸 수도권(서울+경기)에서도 민주당이 국민의힘한테 밀렸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당선자는 16명. 2024년 총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민주당 지지율 추락 사건은 당 소속 의원들을 흔들고 있다.

물론 민주당 지지율의 추락이 열전에 빠져든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통상 직접 전화조사의 경우 응답률은 10~20%, 자동응답 조사는 3~5%인데 요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응답에 적극적이다. 전당대회 흥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전문가도 지지율 추락의 근본 원인은 ‘이재명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 문제를 제거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해 연쇄적으로 청구되는 검찰의 구속영장과 법원의 요구에 의해 발부되는 체포동의안, 이 대표 본인의 막가파식 언행과 재판정에 피고인으로 나가 자기 변호에 급급해하는 모습, 수없이 노출될 민주당의 낯 뜨거운 당파성과 충성 경쟁, 이런 장면들이 내년 총선까지 반복해서 이어지리라는 것들이 이재명 문제의 요약이다. 이재명 문제는 지지율 추락과 상호작용하며 갈수록 악화돼 20% 안팎까지 하락할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민주당은 선거를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문가의 예상이 사실 특별한 건 아니다. 이재명 대표와 그의 가스라이팅에 지배받고 있는 일부 ‘개딸’들 혹은 그와 유사한 정신 구조를 갖고 있는 몇몇 정치인을 제외하면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이재명 문제가 당에 미칠 파멸적 결과를 내심 두려워하고 있을 것이다. 당 지지율이 20% 미만에서 25% 사이에 고착되면 아무리 이 대표에게 아부해 공천을 따낸다 해도 호남 이외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을 자신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앉아서 떼죽음을 당하느니 이재명을 당에서 분리시키는 ‘합리적 선택’을 하게 되지 않겠나. 첫 번째는 부결됐다 해도 두 번째나 세 번째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상정되면 가결되리라 예측하는 이유다.

앞으로 이재명 대표에게 닥칠 의원들의 합리적 선택을 예감했음인지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93)은 2월22일 이 대표가 보는 앞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번에는 우리가 의원총회에서 결정한 것(체포동의안 부결)과 같이 따라가고, 다음 번에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임해 당대표로서 솔선수범하고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권노갑·박지원의 ‘늙은 소나무가 선산 지킨다’

묘하게 박지원 전 의원(83)도 2월21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이재명 검찰 리스크, 언론의 관련 보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계속 늪에 빠져있다. 국민께 민주당은 싸움만 하고 대통령 발목잡기만 하는 당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지지도 상승은 어렵다”고 썼다.

늙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 했나. 민주당 소속 두 원로 정치인이 당을 지키기 위해 이재명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오기 전에 이재명이 대표직을 사퇴하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정상으로 회복할 것이다. 반전 드라마를 쓴 평의원 이재명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영기 편집인
전영기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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