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만큼 편견도 다양한 ‘우울증’…대표적 오해 3가지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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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이 유약해서’, ‘안 슬퍼보인다’ 등 편견 잔존
ⓒ픽사베이
ⓒ픽사베이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숙적이라 할만한 우울증. 양극성 정동장애 등 병명 자체가 생소한 다른 정신질환과 달리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일견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만큼 발병 원인, 위험성 등에 대한 오해나 경시가 난무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주변에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면 “세상 사람, 다 우울해”라는 무성의한 답변이 돌아오는 식이다.

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생활 속에서 우울증 환자를 대할 땐 ‘경청’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 지인이 앓게 될지 모를 우울증에 대한 편견들을 바로잡아야 할 이유다. 우울증에 대한 흔한 편견 3가지를 알아본다.

 

▲ “네가 마음을 약하게 먹어서 그래”

우울증은 여러 정신질환 중에서도 ‘의지력 미달’로 발병한단 편견이 유독 뿌리 깊다. 환자 본인의 평소 마음이 유약해 작은 위기나 좌절에도 엄살을 부린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편견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치료엔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울증의 발병엔 심리·생물학·사회적 원인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 “너 그닥 슬퍼보이지 않던데?”

편견 속 우울증 환자들은 하루종일 비통한 표정으로 침대나 집밖으로 나가길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슬픔에 아예 잠식된 것처럼 보이거나 행동하리란 편견이다. 그러나 모든 우울증 환자가 그런 건 아니다. 되려 술자리 등 일부 상황에선 누구보다 즐겁고 활발하게 지내는 듯 보이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화나 짜증이 잦은 예민한 사람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슬픔’이란 감정보단 무기력감, 기대감 상실 등을 더 자주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 “다들 한 번 쯤 겪는 거잖아”

한국의 우울감·우울증 유병률은 2020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1위(36.8%)다. 통계상 한국인 10명 중 3명 이상이 우울증이나 우울감을 겪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우울증 발병 사실을 두려워하는 이에게 위로 차원에서 ‘한번쯤 겪을 수 있는 것’이라 말하는 건 통계적 사실에도 부합한다. 반면 ‘그러므로 대수롭지 않은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라면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처럼, 전문가의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질환임을 잘 설득해 치료 받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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