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지휘도 檢 출신이…‘검찰공화국’ 논란 재점화하나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4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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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사본부장에 특수통 출신 정순신 변호사 임명
尹대통령과 대검 근무 인연, 한동훈 장관과 연수원 동기
윤석열 대통령은 2월24일 검사 출신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월24일 검사 출신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 연합뉴스

검사 출신인 정순신(5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검찰 출신이 경찰 수사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내부 반발과 동시에 검찰공화국 논란 재점화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정 변호사를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임기는 오는 26일부터 2년이다.

정 본부장 임명으로 국가수사권의 양대 축인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모두 검찰 인사가 총괄하게 됐다.

국수본은 검찰의 경찰 수사 지휘권을 폐지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2021년 1월 출범했다. 때문에 국수본은 경찰 수사권 독립의 상징적인 기관으로 여겨진다. 국수본부장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경찰서장은 물론 3만 명이 넘는 전국 수사 경찰을 지휘한다. 경찰의 독립적 수사권 행사를 대표하는 자리인 동시에 경찰수사와 관련해서는 경찰청장보다 영향력이 큰 자리다. 

국가수사본부 ⓒ 연합뉴스
국가수사본부 ⓒ 연합뉴스

때문에 이번 인사를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찰 수사권을 통째 장악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로 정부와 정면충돌 했던 경찰은 국수본부장에 검찰 출신 임명으로 동요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대통령의 최측근 검찰 출신을 주요 부처나 요직에 앉히는 '검찰공화국 인사'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본부장은 2001년 검사로 임용된 뒤 인천지검 특수부장 등 주로 특수부 검사로 근무하다 2020년 법무연수원 분원장을 끝으로 퇴직하고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가 됐다.

정 본부장은 사법연수원 네 기수 선배인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재직했다. 2018년에는 서울중앙지검장과 인권감독관으로 같은 검찰청에 근무했다. 정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는 사법연수원 동기다.

정 변호사가 국수본부장 지원을 앞두고 변호사 휴업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 변호사가 본격 임기를 시작하면 경찰 내부 반발을 추스리고 국수본 조직을 안정화 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희근 경찰청장 등 경찰대 출신이 대거 포진한 경찰 지휘부와의 융합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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