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봉 진실화해위원 선출 부결…與 “반칙·비매너”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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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본회의서 항의 후 퇴장…정진석 “이러면서 무슨 타협하나”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2기 진실화해위 위원 후보자 7명 중 국민의힘 추천 인사 1명이 더불어민주당의 무더기 반대표로 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 중 일부는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이 여파로 정회됐다. 사진은 회의 속개를 기다리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2기 진실화해위 위원 후보자 7명 중 국민의힘 추천 인사 1명이 더불어민주당의 무더기 반대표로 부결됐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 중 일부는 본회의장을 퇴장했고, 이 여파로 정회됐다. 사진은 회의 속개를 기다리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의 이제봉 신임 위원 선출안이 부결됐다.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추천한 이제봉 후보자의 선출이 불발되자 ‘반칙·비매너’라며 집단 항의에 나섰다.

국회는 24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이상훈·이옥남·오동석·이상희·허상수·이제봉·차기환 신임 진실화해위원 후보자 선출 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중 이제봉 후보자만 과반 득표에 실패해(269표 중 114표 찬성) 부결됐다. 해당 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실시됐다.

울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몫의 진실화해위원으로 추천됐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문재인 정권 비판,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 등 극우 활동 이력이 드러나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자의 선출 부결에 국민의힘에선 “여야가 합의한 건데 뭐하는 거냐. 너무하다”며 항의 고성이 쏟아졌다. 이에 민주당에선 “사람 같은 사람을 추천해야지”, “나갈 테면 알아서 나가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여당의 계속된 반발이 이어지자 사회를 맡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여당 의원들도 항의 후 퇴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의회주의를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해서 올린 인사안인데 이런 반칙, 비매너가 어딨냐”고 지적했다. 이어 “의석수 힘자랑도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며 “이러면서 무슨 타협을 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추천을 하면 서로 뽑아주기로 합의한 사안”이라며 “그런데 우리가 추천한 사람에 대해 과반수 투표가 안 되게 민주당이 집단적으로 표결했다. 신의칙(信義則) 위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함께 정치할 생각이 없고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교수는 평소 편향적인 발언을 일삼으며 국민적 갈등을 초래했던 인물로 위원회의 취재에 맞지 않는 인물이란 의견들이 있긴 했지만 의원총회나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누진 않았다”며 “국민의힘도 정상적인 후보를 제시했어야 했다”고 응수했다.

진실화해위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설립된 정부기관이다. 이 기관은 한국전쟁 중 민간인 학살, 군사정권 시절 민간인 인권침해 등에 대한 진상규명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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