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교원 수급 불균형…교대·사대 구조조정 서둘러야”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2.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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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북교육청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전원 학교 배치 못받아
교원 적게 뽑는데 교대 정원은 그대로
초등학교 한 교실 모습 ⓒ연합뉴스
초등학교 한 교실 모습 ⓒ연합뉴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가파르게 줄면서 교원 수급 불균형 문제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올해 충북지역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전원이 학교에 배치받지 못하면서 초등 교원의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다. 

28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023학년도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는 74명이다. 이들이 언제 교단에 설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까지 임용시험 합격자 가운데 87명이 발령을 못받고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충북교육청은 2018년까지만 해도 신규 초등교사를 200명 이상 뽑았다. 하지만 감소하는 학생 수에 맞춰 선발 인원을 줄여왔고 70명대까지 떨어졌다. 충북지역 초등 교원 합격자 수는 2018년 256명에서 2019년 160명, 2020년 161명으로 줄었다가 2021년 71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80명에서 올해는 74명으로 감소했다. 학령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임용 절벽’은 더 깊어진 셈이다. 

충북의 올해 초등학교 취학아동 수는 1만3976명으로 지난해보다 521명 감소했다. 충북교육청 분석에 따르면,2022년 8만3800명인 충북 초등학생 수는 2028년 7만2800명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2022년 1만3352명에서 2028년 1만549명으로 줄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역 267개 초등학교 중 6개 학교가 올해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또 신입생이 1명에 그친 초등학교도 13개교에 달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며 “향후 초등학생 수가 충북교육청 추정치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교사 임용 인원은 감소 추세인데 교대 입학 정원은 최근 10년간 변화가 없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비어가는 학교들이 늘고 있지만,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사대 정원은 그만큼 줄지 않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10개 교대와 제주대·교원대·이화여대 초등교육과 등 13개 초등 교원 양성 기관 총 입학 정원은 3847명이다. 2000년 4945명에서 2005년 6225명으로 증가했다가 2012년 3847명으로 줄어든 정원이 올해까지 유지되고 있다. 교대 모집 정원은 그대로인데 새로 임용하는 초등교사 인원은 급격히 줄어 ‘임용 절벽’이 깊어진 것이다. 

교대·사대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해외 대학처럼 대부분 초·중등 교육과를 종합대 안에 두자는 것이다. 충북지역 한 교육계 관계자는 “초·중·고 교사는 꾸준히 배출되지만, 정작 시대 흐름에 맞게 필요한 인공지능·소프트웨어 등을 가르칠 정보 교사는 확보하기 어렵다”며 “이를 해소하려면 교대를 다른 국립대 사범대와 통합해 교대생들도 다른 전공 교육과정을 폭넓게 접하도록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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