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SM 공개매수 마감 임박…목표 지분 확보할까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2.2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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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5% 확보해도 주총 소액주주 표대결 치뤄야
10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앞의 모습 ⓒ연합뉴스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가 28일 종료될 예정이다. 하이브, SM, 카카오 간의 신경전과 법적 공방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성공할지 주목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공개매수가 28일 종료되는 가운데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성공할지 주목되고 있다. 하이브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목표한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다음달 주주종회에서 진행될 소액주주 표대결에서 이겨야만 SM의 안정적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10일부터 진행된 SM 발행주식의 최대 25%(595만1826주)를 주당 12만원에 매집하는 하이브 측의 공개매수가 이날 종료될 예정이다. 공개매수 사무 취급자인 삼성증권은 이날 오후 3시30분에 본점과 전국 영업점에서 공개매수 청약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공개매수는 직접 지점을 방문해야만 가능하다. 당초 예정된 종료일(오는 3월1일)이 공휴일이라 이날 실질적인 마감이 진행된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하는 자금을 예정보다 일찍 납입하며 SM의 1대 주주가 됐다. 하이브가 목표한 공개매수 물량을 최대로 채운다면 총 40%의 SM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자신들의 이사 선임안을 주총에서 관철시켜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40% 지분 확보로 향후 SM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하이브의 공개매수 성공을 단정 짓기는 아직 어렵다. SM의 현재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12만원)를 넘어서고 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이대로라면 장내에서 매도하는 쪽이 이익이 더 크다. 앞서 주가가 12만원선을 밑돌던 지난 10~14일 청약을 완료한 주주들도 마감일 이전에 청약 취소가 가능하다. 여기에 장외거래인 공개매수 청약 시에는 각종 세금이 부과된다는 부담이 있다.

이날 하이브가 SM 지분 25%를 인수하는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SM과 하이브는 다음달 3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주주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법적 공방 등의 변수는 양 측의 셈법을 복잡하게 할 전망이다. 이 전 총괄은 SM 현 경영진을 상대로 법원에 카카오에 대한 SM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법원의 결정 내용은 다음달 초 나올 예정이다. 

만약 이 전 총괄의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카카오는 SM엔터 주식 9.05%를 더이상 보유하지 못하게 된다. SM 지분을 9만원대에 사들이는 기회를 잃은 카카오로써는 보유한 지분 없이 소액투자자들을 설득시키기 어려워진다. SM 주가가 상승한 상황에서 전날 카카오가 하이브에 맞서 대대적으로 선전 포고한 공개매수 절차도 진행할 명분이 사라지게 된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카카오는 9.05%의 지분을 계속 보유하게 된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가격이 하이브가 내놓은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기각의 경우, 카카오는 예고한 대로 공개매수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시나리오라면 SM을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경영권 쟁탈전이 벌어지게 된다.

공개매수를 위한 카카오의 실탄은 넉넉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편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유치한 1조2000억원 가량의 투자금 중 1차 납입금인 8990억원이 지난 24일 납입됐다. 카카오엔터는 이 중 일부를 타법인 지분 취득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SM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 가량의 지분 필요하다.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5.12%), 컴투스(4.20%) 등 캐스팅 보터들인 기관투자가들도 어느 측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양측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폭로전을 벌이고 반박과 재반박을 이어가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사수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정기주총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가며 각자가 계획하는 SM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소액주주·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장을 받아내기 위한 설득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 경영 대안을 제시하는지는 이제 주총에서 참여하는 주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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