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 “첫 주연 도전, 유쾌하고 시원섭섭해”
  • 하은정 우먼센스 대중문화 전문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6 13:05
  • 호수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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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연애대전》으로 첫 로코 도전한 유태오

유태오가 전 세계 여심을 저격 중이다. 유태오가 출연 중인 넷플리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은 2월10일 공개 이후 단 3일 만에 누적 시청 1127만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TV쇼 부문 리스트에 진입했다. 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자메이카, 루마니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서 TOP10 리스트에 들며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덩달아 유태오의 인기도 글로벌해졌다.

뜨거운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 시청자를 매콤, 달콤, 새콤한 맛의 연애 롤러코스터에 탑승시킨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유태오는 극 중 대한민국 최고의 톱배우 남강호 역을 맡았다. 오랜 해외유학을 마치고 배우로 데뷔한 그는 무명 시절을 거쳐 지금은 빛나는 외모와 브레인, 기부와 선행까지 모든 면에서 칭송받으며 대한민국 톱배우 위치를 지키고 있는 역할이다. 극 중 미란(김옥빈 역)과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펼친다. 유태오는 “미란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강호와 닮은 점이 있다면 둘 다 멜로 연기를 잘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과 영화 《동감》 《바보》 등으로 섬세함과 따뜻한 감성이 깃든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정권 감독과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세대를 불문하고 공감을 자아낸 최수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유태오뿐 아니라 김옥빈, 김지훈이 핑크빛 케미스트리를 맘껏 발산한다.

《여배우들》(2009)을 통해 한국에서 배우로 데뷔한 유태오는 2019년 러시아 영화 《레토》에서 빅토르 최를 연기하며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드라마 《머니게임》에서 치명적인 섹시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넷플릭스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미스터리한 매력을 선보이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유태오는 “《연애대전》의 대본을 읽었을 때 기획도 좋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특히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제공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최수영 작가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기획도 좋았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특히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강호가 가장 친한 친구이자 매니저인 원준(김지훈 역)에게 투덜거리기도 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마치 결혼한 부부처럼 보여 재미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첫 미팅 당시 김정권 감독과 케미스트리도 굉장히 좋아 출연을 결심하는 데 더욱 자신을 가질 수 있었다.”

톱스타 역할인 강호를 연기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

“선입견이나 오해를 갖고 미란(김옥빈 역), 강호(김지훈 역) 두 캐릭터를 본다면 밉게 볼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이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결핍이나 트라우마가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캐릭터가 더욱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방법적인 연구와 고민이 있었는데, 내가 생각한 키워드는 ‘정’과 ‘사랑’이었다. 미란과 강호의 관계는 ‘서로 오해 때문에 증오하고 진심 때문에 사랑하는 사이’라고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사실 강호는 처음부터 미란에게 마음이 갔던 것 같다. 힘도 세고 무술도 잘하고, 계속 자신을 골탕 먹이려 하는 미란을 보면서 강호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보다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첫 로맨스 주연을 맡은 소감도 궁금하다.

“로맨틱 코미디는 항상 한 번 정도는 하고 싶었던 장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를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주인공 제안은 《연애대전》이 처음이다. 막상 해보니 유쾌하고 시원섭섭하다. 작품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좋았다. 섭섭한 건 내 연기다. 극 중 교포다 보니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다. 항상 해내야 할 숙제가 한국어를 모국어처럼 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로코가 소화하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연기하면서도 다시 느꼈다. 다들 베테랑 배우들이고 너무 잘하니까 템포를 맞추는 것도 버거웠다. 내게는 도전이었다. 코미디가 어려운 점이, 캐릭터의 감정적인 과정을 느끼면서 코미디적인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연기가 결과주의적인 상황이라서 항상 더 어렵다고 느껴졌다. 코미디가 가장 어려운 장르다. 코미디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극 중 배우 캐릭터라 접근하기 쉬웠을 것 같은데 어땠나.

“꼭 그렇지는 않다. 물론 조사할 것들이 덜하긴 하다. 하지만 흔히 아는 스타의 클리셰들이 있지 않나. 그 클리셰를 줄이려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걸 조금씩 가미해야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상대역 김옥빈과는 어땠나.

“김옥빈은 베테랑이다. 영화 《여배우들》에서 처음 만났다. 나는 배우로서 자기 위치를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김옥빈은 의심 한 번 없이 끝까지 믿고 함께해 줬다. 선배로서 현장에서 보여주는 태도와 프로페셔널한 모습에 존경심이 들었고 배울 점도 많았다. 단 한 번의 의심도 없이 내가 준비한 캐릭터를 존중해 주고 돋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 주는 부분이 감사했다. 김옥빈과 연기하면서 어떨 때는 ‘나는 리액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고 느낄 정도였다. 서로 의지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했다.”

김지훈과의 브로맨스도 재미있었다.

“촬영 초반에 긴장을 조금 했었는데, 나보다 연기 경험이 많은 김지훈이 여러 가지 제안을 해줘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촬영하는 내내 많이 믿고 의지했다. 덕분에 강호와 원준의 케미스트리는 물론 재미있고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파트너십을 완성할 수 있었다.”

 

상대역 김옥빈은 유태오와의 호흡에 대해 “극 중 귀여우면서 설레게 하는 유태오의 모습을 보고 ‘진짜 강호가 왔구나’ 싶었다. 이것저것 해보는 것에 두려움 없이 서로 경직되지 않아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톱스타와 매니저로 브로맨스 호흡을 보여줬던 김지훈은 “유태오와 나 모두 극 중 배역에 몰입했다. 사고뭉치 배우와 그런 배우를 챙기는 담당 매니저처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 유태오와 브로맨스 그 이상의 호흡을 보여주려 노력했는데 그런 부분이 많은 분께 어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권 감독과의 호흡도 궁금하다.

“김정권 감독과 작업하며 가장 좋았던 것은 배우들에게 자유를 준다는 점이었다. 연기를 하면서 NG가 나거나 실수해도 개의치 않고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안전지대 혹은 놀이터를 마련해 주었다. 덕분에 나도 연기를 하면서 편한 마음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고 꿈을 펼쳤던 것 같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현장 분위기가 항상 좋았다. 강호 캐릭터가 감정 표현을 자유롭게 하는 투덜쟁이여서 자연스럽게 카메라 뒤에서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서로 가까워지다 보니 장난도 많이 치고 항상 웃으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실제 유태오는 현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후문이다. 김지훈은 “유태오 덕분에 웃음이 많았던 촬영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김옥빈은 “특히 유태오와 최윤만 촬영감독의 케미가 참 좋았는데, 우리는 그 둘을 ‘톰과 제리’라고 불렀다. 어느 날 유태오가 최윤만 감독의 의자를 몰래 숨겨 놓았는데 알고 보니 낡은 의자를 대신할 새 의자를 사 온 거였다. 의자 커버에 예쁘게 이름이 박혀 있는데, ‘최윤만’이 아니라 ‘최용만’으로 새겨서 왔다. 다들 얼마나 웃었던지, 최윤만 촬영감독은 지금도 그 의자를 쓰고 있다고 한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아내 니키리의 반응도 궁금하다.

“니키리는 단칼이다. 제일 무서운 비평가다. 뭘 잘했는지, 뭘 못했는지 확고히 이야기한다. 그걸 토론하는 과정도 재미있다. 아내는 내가 노력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옆에서 보고 있지 않나. 거기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연애대전》을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의 넷플릭스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소감도 궁금하다.

“《연애대전》의 매력은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이다. 한국에 이런 로맨틱 코미디 작품도 있다고 알릴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고, 전 세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미란과 강호가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 속 등장인물보다 독특한 부분이 있지만, 이런 부분들까지 사랑스럽게 바라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것처럼 시청자분들도 좋아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유쾌한 사랑을 갈망하는 시청자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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