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전례 없는 검사 추가 파견…수사관 역할도 바뀌어
  • 이원석·박창민 기자 (lws@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6 11:05
  • 호수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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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유력 정치인 수사 정조준?… 이복현 체제에서 ‘검찰화’ 우려 나오는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기간 내 이뤄진 대량매집 행위에 대해 신속한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연합뉴스

이복현 금감원장 체제에서 금융감독원이 검찰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있다. 금감원이 정치적인 목적을 위한 수사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통상 금감원엔 법률자문 역할의 검사 1명과 수사 의뢰 역할의 수사관 1명이 파견돼 왔다. 그러나 최근 이례적으로 검사 1명이 추가로 더 파견됐으며 기존에 있던 수사관 1명의 역할도 자본시장 범죄 수사 지원으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된다.

앞서 시사저널은 1740호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천재인 검사가 옵티머스-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 관련 특별점검 TF팀 법률자문 역할로 금감원에 추가 파견됐다고 보도했다.([단독]“‘윤석열 라인’ 특수통 검사 금감원行…이재명·이낙연 정조준용인가?” 기사 참조) 이와 관련해선 해당 사건에 연루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인사들을 정조준하기 위한 파견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검찰 파견 인원들을 통해 금감원이 가진 계좌추적권이 검찰 수사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 10년 금감원 파견 검찰 인원 현황 ⓒ김한규 민주당 의원실 제공
지난 10년 금감원 파견 검찰 인원 현황 ⓒ김한규 민주당 의원실 제공

시사저널 취재와 김한규 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감원 파견 검찰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예외 없이 금감원 파견 검사는 단 1명뿐이었던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추가적인 검사 파견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방증이다.

아울러 최근 금감원 파견 수사관 1명의 파견 부서와 담당 업무가 바뀐 사실도 확인됐다. 기존 금감원 파견 수사관은 불법금융대응단(현 민생금융국)에 파견돼 불법 사금융 피해 관련 수사 의뢰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기존 파견 수사관이 1월말로 복귀한 후 2월26일 새롭게 1명의 수사관이 금감원에 파견됐는데 파견 부서는 자본시장특사경, 업무는 자본시장 범죄 수사 지원 등으로 변경됐다. 이 수사관 역시 옵티머스-라임 조사와 관련해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금감원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감원 내부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금감원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며 “금감원은 감독하는 곳이지 사정이나 사찰하는 곳이 아니다. 수사 영역은 검찰의 역할인데 금감원에 왜 이런 변화(검사 추가 파견 등)가 계속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김한규 의원은 2월21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이복현 원장을 향해 “기존과 다르게 검사를 (금감원에) 동시에 2명 파견해 야당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에 투입하는 등 검찰이나 금감원이 업무에 정치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금감원장이 현직 검찰처럼 직접 기록도 보고 실질적으로 수사 경험이 있는 3명이 조사에 관여하고 있는데 여러 오해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검사 추가 파견 등은) 자본시장에 혼탁한 부분이 있어 사후적으로 통제를 해야 하는데, 반성적으로 말하면 최근 몇 년간 (금감원이) 그걸 잘 못했다. 그걸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정치적 오해가 없도록 정말 최선을 다해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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