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달러당 원화 가치가 급락한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은 달러 수요와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6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한국은행과 외환 스와프를 재개하는 등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연금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공적 연기금으로 약 900조 원을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하려면 달러를 매수해야 하는데, 이것이 원화 가치가 급락할 때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10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자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은 14년 만에 10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 스와프를 재개해 시행했다. 외환 스와프는 통화 교환 형식을 이용해 단기적인 자금을 융통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외환 스와프가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지 않고 대신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조달해 투자하게 된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8.22%의 손실을 봤지만, 올해는 5%의 이익을 내고 있다. 이어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과 다른 대체 투자처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다만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7% 가까이 상승함에 따라 원화 가치가 11년여 만에 최악의 월간 기준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기 위해 달러를 매수하면 원화 가치 하락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우리가 견딜 수 있는 목표 환율이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미리 준비된 계획에 따른 대책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인 환율은 우리에게도 이득이 된다"며 좋은 투자 수익을 달성하는 바탕 위에서 외환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2055년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 예상되므로 정부의 국민연금 제도 개편을 지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금 재정 건전화를 위해 대체 투자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해외 아웃소싱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연한 운용이 가능한 전략을 고안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