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계부채, 전세보증금 포함하면 3000조원 육박”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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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규모, 5년 만에 287조4000억원 증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이남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한강 이남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전세보증금까지 포함할 경우 3000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경제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정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전세보증금 포함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규모가 2925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국내 전체 전세보증금 규모는 2017년 말 770조9000억원에서 2020년 말 1058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87조4000억원(37.3%) 늘었다. 한경연은 총 전세보증금 규모를 전세보증금 부채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 보증금 부채의 합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금융기관 대출을 합하면 총 가계부채는 이 기간 2221조5000억원에서 2925조3000억원으로 31.7% 늘어난다. 한경연은 특히 2020년∼2021년 중 임대차 3법 시행 등에 따른 전세금 급등, 코로나19로 인한 생계비 등 대출증가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전세보증금을 반영하지 않은 지난해 가계신용(포괄적 가계부채)은 1867조294억 원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105.8%로 통계확보가 가능한 OECD 31개국 중 4위다. 하지만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56.8%로 높아져 스위스(131.6%)를 제치고 OECD 31개국 중 1위로 올라간다. 소득에서 각종 세금과 부담금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전세보증금 반영 전에는 206.5%이나 이를 포함하면 303.7%로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 고금리로 인한 상환부담 가중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부채의 절대규모가 상당하고 높은 변동금리 비중 등 질적 수준은 취약하다”고 했다. 이어 “자산시장 연착륙으로 대출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규제개혁, 세제개선 등 기업활력 제고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의 증진과 금융방어력 확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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