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뛰어든 ‘새내기 소방관’ 순직…尹대통령 “슬픔 금할 길 없어”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3.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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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서 화마에 갇힌 할아버지 구조하던 중 목숨 잃어
소방당국, 위험직무순직 추진…尹 “재발 방지책 마련에 최선”
6일 오후 8시33분경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주택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6일 오후 8시33분경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주택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임용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성실한 소방관이었는데…” (전북소방본부 관계자)

전북 김제의 화재 현장에서 30대 새내기 소방관이 화마에 갇힌 한 할아버지를 구조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고 애도하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라”고 관련 부처에 촉구했다.

지난 6일 오후 8시33분.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후 9시8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과 동시에 주택 내 인명 수색에 돌입했다.

화재 현장은 심각했다. 목조 건축물인 탓에 불이 삽시간에 주택 전체로 번졌고 곳곳에서 화염이 분출하고 검은 연기까지 뿜어져 나왔다.

소방당국은 주택 내 작은방에서 할머니를 먼저 구조했다. 밖으로 빠져나온 할머니는 A 소방관(30)에게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A 소방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A 소방관은 결국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임용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소방관이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며 눈물을 훔쳤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평소 성실하고 화재, 인명 구조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활동하던 직원이었다”며 “항상 열심히 하던 친구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A 소방관의 위험직무순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일반 시민이 A 소방관을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장례를 도지사장(葬) 혹은 소방본부장장(葬)으로 치를지는 현재 협의 중인 상태다.

대통령실의 7일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도 해당 소식에 “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애도했다.

또 윤 대통령은 “정부는 고인이 가시는 길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이 예우를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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