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뭐 좀 발라”…女 직장인 3명 중 1명은 ‘외모지적’ 받았다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3.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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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지적·비하·간섭 모두 女 경험 비율이 男보다 높아
“세계 여성의 날 계기로 더 많은 여성이 용기 냈으면”
세계 여성의 날 하루전인 7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여성의 날 기념 외모 갑질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 하루전인 7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여성의 날 기념 외모 갑질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직장인 여성 3명 중 1명은 업무와 무관한 ‘외모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설문 결과가 공개됐다.

직장갑질119는 이날 서울 중구 파이낸스텐터 앞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작년 10월14일부터 21일까지 직장인 1000명에게 진행한 설문이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23.1%는 직장에서 일상적 젠더폭력·차별로서의 외모 지적을 당한 적 있다고 답변했다. 외모 지적을 경험한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36.3%, 13.2%였다.

‘외모 비하’를 경험한 직장인의 비율은 여성과 남성이 각각 22.8%, 17%였다. ‘외모 간섭’ 또한 여성과 남성이 24.4%, 11.4%의 비율을 보였다. 외모 지적·비하·간섭 분야 모두에서 여성의 경험자 비율이 남성보다 유의미하게 많았던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엔 직장인 여성 진가영(가명)씨가 나서 자신의 성희롱 피해를 증언하기도 했다. 패션 관련 회사 근무 중 ‘내가 몇 년만 젊었어도 너한테 대시하고 결혼했을 텐데’, ‘자연미인인데 앞트임 할 생각 없느냐’, ‘얼굴에 뭐 좀 발라라’와 같은 말을 수시로 들었다는 것이다. 진씨는 결국 약물 치료까지 받게 됐고 발언 당사자들은 퇴사했다고 한다.

이날 진씨는 “세계 여성의 날을 계기로 더 많은 여성이 용기를 내고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면서 “그렇게하면 성차별 사회구조가 그만큼 빨리 타파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이날 김한울 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여성분과 소속)는 “성별 우위를 이용해 여성 노동자에게 가하는 외모 통제는 정신적 고통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추가 노동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외모평가·지적·통제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이고 명백한 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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