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업계 ‘일타’ 꿈꾸는 SM, ‘K스타’ 양성 시작했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3.03.28 10:05
  • 호수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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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에 문 연 SM유니버스 학원, 정규 학기 시작
학업과 대중문화 함께 교육하는 새로운 학원 형태
학부모 설명회부터 학생 선발하는 오디션까지 진행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K스타’를 양성하기 위한 학원이 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대중문화 아티스트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SM유니버스(SMU)다. 아이돌이나 프로듀싱 분야의 아티스트뿐 아니라 모델, 연기자 등 다방면의 스타들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교육 대상인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학업도 함께 진행하기 위해 전문 입시학원인 종로학원과도 손을 잡았다. 기획사가 대중문화와 학업을 함께 가르치는 새로운 학원의 형태를 만들어낸 배경은 뭘까. 이곳에서 어떤 교육이 이뤄지는지, K팝 아이돌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만들어냈던 SM이 ‘사교육’이라는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든 이유가 뭔지 들여다봤다.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학업과 전공 병행, 2학년 검정고시 패스 목표

SM유니버스의 정규 교육 과정은 이번 달부터 시작됐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꽤 오래전부터 큰 그림을 그렸다. SM엔터테인먼트는 1990년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엔터 산업을 체계화한 대표적인 기획사다.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아이돌 산업을 재편하고 K팝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쌓아왔던 기획사의 컬처 테크놀로지를 프로그램화하고, 글로벌 아티스트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2016년 종로학원과 MOU를 체결했다. 대중문화 예술인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인재 육성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일명 ‘K팝 스쿨’, ‘SM인스티튜드’라는 교육기관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본래 온라인과 오프라인 교육, 정규 교과와 대중문화 수업을 함께 아우르는 ‘학교’를 만들고자 했으나, 국내법 규제에 따라 ‘학원’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당시 최진영 SM인스티튜트 대표는 “대중문화 예술인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많은 연습시간과 실무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많은 학생이 이 때문에 학업을 포기한다”며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도 글로벌 스타라는 학생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훈련 과정을 통해 발견되는 재능과 역량을 통해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기획사 연습생들 중에는 학업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 정규 교육 과정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교육 과정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도 보아, 에스파의 카리나 등이 음악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봤다. SM엔터테인먼트가 그동안 쌓아온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예술에 몰두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전공 수업에 집중하면서도 대학입시 자격 조건을 갖출 수 있는 방법을 지원한다는 것이 SM인스티튜트가 밝힌 포부다. 이 SM인스티튜트가 ‘SM컬처유니버스(SMCU)’를 만들겠다는 SM의 청사진을 거치면서 ‘SM유니버스’라는 이름의 학원이 됐다.

SM유니버스의 대표는 장재호 SM엔터테인먼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았다. SM엔터테인먼트 ‘1호 프로듀서’인 홍종화 작곡가가 초대 교장이다. SM유니버스의 교육은 3년 과정의 학기제로 이뤄지는데, 학교처럼 3월과 9월에 개강한다. 오전과 오후에 모두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규 교육 과정과 병행하기는 어렵다. 교육 과정은 크게 K팝 트랙과 K스테이지 트랙으로 나뉜다.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의 학생들을 가르친다. 모델 전공 교육을 위해 장윤주, 송경아, 한혜진 등 톱 모델들이 소속된 에스팀엔터테인먼트와도 협력했다.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홍보 영상. K팝 트랙에서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전공 학생들을 교육하고, K스테이지 트랙에서는 모델과 연기자 전공 학생들을 가르친다.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정규 교육 과정 수강료, 4주 기준 200만원대

올해 초에는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본사와 서울 종로구 에스팀 사옥에서 SM유니버스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하는 학부모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2023년 SM유니버스는 프로듀싱, 보컬, 댄스, 모델, 연기 등 5개 전공 분야에 120명을 모집했다. 보컬이 40명, 나머지 분야는 20명씩이다. 이미 새학기 커리큘럼이 시작됐지만 4월7일까지 편입생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학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서류 평가와 오디션을 치러야 한다. 자기소개서와 사진을 비롯해 노래 영상이나 연기 영상 등 지원하는 분야와 관련된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하고, 서류 합격 후 실기 오디션을 통과해야만 학원에 등록할 수 있다. 학부모의 동의는 ‘필수’다. 합격 발표 전 오디션 진행에 대한 학부모의 의사 확인 절차까지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연기학원이나 아이돌 준비 학원에서도 학생들의 실력을 살펴보는 과정을 거치지만, SM유니버스의 경우 그 과정이 까다로운 편이다. 수강생을 서류 평가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은 SM이 그동안 축적해온 양분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학생만을 아티스트로 키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오전 시간에는 검정고시를 대비해 종로학원과 연계한 학업 교육이 진행되고, 오후 시간에는 전공 교육이 이뤄진다. 2학년 2학기가 되기 전에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전공 교육에 전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때문에 학원은 보습·논술 교습 과정과 실용음악, 기타(모델, 댄스 등) 등 다양한 교습 과정을 교육청에 등록했다. 보습·논술 과정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모든 교과목을 교육한다. 현재 SM유니버스에는 18명의 강사가 등록돼 있다.

학원비는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4주 교육 과정을 기준으로 200만~260만원 선이다. 실용음악 교습 과정 보컬 수업의 경우 4주 수강료가 260만원대, 기타 교습 과정 댄스 수업의 경우 220만원이다. 보컬 과정으로 한 학기 수업을 들을 경우 학원비는 1000만원을 넘는다. 종합 아티스트 양성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보컬이나 댄스 수업에 다른 분야 수업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 SM유니버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학업을 포함한 교육 커리큘럼이 운영된다는 것은 일반적인 아이돌 준비 학원과 가장 다른 부분이다. 보통 실용음악이나 댄스를 가르치는 학원의 경우 아이돌 준비반이나 오디션 준비반 등 특화된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업과의 연계는 이뤄지지 않는다. 서울의 유명 실용음악학원의 경우 주 1회 보컬 수업과 주 6회 댄스 수업이 진행되는 아이돌 준비반의 수강료는 월 70만~80만원대고, 보컬이나 댄스를 준비하며 악기나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오디션 대비 종합반 수강료는 80만원 선이다. 보컬이나 댄스 등 단일 과목은 주 1회 1시간 4주 수업을 기준으로 25만~55만원까지 차이가 있다. 학원 규모나 강사진에 따라서도 비용은 달라진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SM유니버스 ⓒ시사저널 최준필
서울 강남구 대치동 SM유니버스 ⓒ시사저널 최준필

교육 마친 학원생들과 SM의 연계 가능성은?

SM유니버스는 기획사가 보장하는 강사진, 학업과의 연계, 종합 아티스트 육성 커리큘럼 등을 차별점으로 내걸었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와 대중문화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사진에 특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학업과 전공 교육 스케줄을 스스로 조율할 필요 없이 이미 짜인 체계적인 시스템 내에서 교육이 진행된다는 점은 장점이다.

홍종화 교장은 “실기를 우선으로 심사하는 한국의 주요 실용음악대학과 예술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이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 자격증을 받게 된다”며 “SM유니버스의 정규 수업과 특별 교육은 SM엔터테인먼트의 트레이너와 임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현장에서 많은 교육과 작품 활동을 주도해온 인물들이 K팝과 K스테이지의 유닛장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M유니버스의 수강생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아니고, 기획사에 소속되는 것도 아니다. 예고보다 비싼 학원비를 내지만 그럼에도 데뷔가 보장되지 않는 시스템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SM유니버스는 이미 지난해 시범 교육을 마쳤다. SM유니버스의 교육 방향과 커리큘럼을 미리 경험해 보는 차원에서 진행된 무료 교육 과정에는 12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모였다. 오디션에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방과 후 교육 과정에서는 보컬이나 연기 등 전공교육과 영어교육이 함께 이뤄졌고, SM 1호 아이돌인 H.O.T.의 강타, S.E.S 바다 등이 특강에 참여하기도 했다.

SM유니버스의 시범 교육 과정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 Uni(z)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SM유니버스의 시범 교육 과정을 통해 탄생한 걸그룹 Uni(z) ⓒSM유니버스 공식 유튜브 캡처

교육 과정을 마친 후 SM캐스팅센터를 통해 Uni(z)라는 걸그룹이 만들어졌고, 모델 전공을 수료한 학생들은 신인 모델이 돼 패션쇼 런웨이에 섰다. 일부 학생은 에스팀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SM식’ 교육을 받기 때문에 SM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에 유리하게 성장한다는 측면이 있고, 연계 캐스팅을 받을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SM에 특화된 교육을 받기 때문에 타 기획사로의 진출은 비교적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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