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적자’ 한전 임원들, 코로나 와중 외유성 출장…14개국 관광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3.2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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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외유성 출장 수차례 다녀온 한전·한전KDN 임원 적발
출장 자제 지침 위반하고 차량·가이드 제공받아 관광지 방문
ⓒ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에너지 분야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에 대한 제보를 접수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두 명의 임원과 관련된 다수의 비위 사실이 적발됐다고 27일 밝혔다. ⓒ연합뉴스

공공기관의 적자가 수십조원에 달해 전국민의 고통 분담이 요구되는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 임원들의 부적절한 외유성 해외 출장이 적발됐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에너지 분야 산하 공공기관 임원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에 대한 제보를 접수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전KDN 임원과 관련된 다수의 비위 사실이 적발됐다. 산업부는 상반기 중 41개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실태를 집중 점검해 위법·부당한 사실이 확인되면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임원인 A씨와 한전KDN 임원인 B씨는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정부의 출장 자제 지침을 위반하고 긴급성이 낮은 지사·법인 업무보고와 단순 현지 시찰 목적으로 각각 5차례(8개국)와 7차례(14개국)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 앞서 정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산 등을 우려해 해외 출장은 엄격히 따져 필요할 경우에만 다녀올 것을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당시 국내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 중인 엄중한 시기였음에도 해외 출장지에서 만난 2∼3개 기관의 직원들과 함께 네 차례에 걸쳐 식사를 했다. 또 출장 기간 중 공무 목적으로 제공된 렌트 차량과 가이드를 이용해 요르단 페트라 유적지와 베트남 하롱베이, 두바이 등 유명 관광지를 방문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아울러 피감기관인 해외 지사·법인 관계자들로부터 각각 320만원과 256만원 상당의 식사 비용과 현지 차량을 제공받기도 했다.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의 막대한 적자로 정부가 비용 절감 등 경영 정상화를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산업부는 이번 사안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A씨와 B씨가 해외 지사·법인에 전가한 출장 경비를 환수하고 향후 공직에 재임용될 수 없도록 인사 자료에 결격 사유를 명시할 예정이다.

한편, 한전은 지난해 32조603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국내 기업 사상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전은 지난해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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