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오너家 장남 이어 장녀도 “456억원 배당금 지급해라”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3.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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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오빠 혹은 막내 동생 진영 대신 독자 노선 택해
노조 “직원 성과급조차 못 받아, 도덕적 해이 수준 넘어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시사저널 고성준·연합뉴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시사저널 고성준·연합뉴스

다음달 4일 열릴 아워홈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너가(家) 삼남매가 각기 다른 액수의 배당금 지급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을 펼치게 됐다. 당초 예견됐던 '남매의 난'이 '삼남매의 난'으로 번지자 아워홈 노조는 이들의 명분 없는 배당금 지급 요구를 강하게 규탄했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는 지난 24일 서면으로 배당금 총 465억원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앞서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회사에 총 3000억원의 배당금을 요구했고 아워홈은 법인 명의로 배당금 30억원을 제안했다.

아워홈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50억원 수준이다. 이들 두 남매의 배당 요구는 각각 순이익의 11.5배와 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재 아워홈 수장인 구지은 부회장 측은 30억원의 배당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삼남매의 세 안건 가운데 어느 안건이 선택받을지는 주총에서의 표 대결을 통해 확정된다. 안건 가결을 위해 필요한 건 출석 주주 과반의 동의다.

아워홈 지분은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 3녀가 총 9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38.56%의 지분을 보유한 구본성 전 부회장이다. 나머지 지분은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19.60%), 구지은 아워홈 현 부회장(20.67%)이 나눠서 갖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과 그와 한 편에 선 차녀 구명진씨의 지분을 합하면 40.27%로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경영권을 갖기 위한 지분률에는 못 미친다. 때문에 장녀 미현씨가 쥔 지분의 향방이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큰 오빠 또는 막내 여동생 중 한 쪽의 손을 잡을 것이란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미현씨는 456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독자 노선을 택했다.

이에 한국노총 전국 식품산업연맹 노동조합 소속 아워홈 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오너 일가를 비판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모든 직원이 성과급조차 받지 못하고 아워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회사를 오직 돈으로만 보는 오너 일가의 행위는 비상식적이고 파렴치하다. 구본성·구미현 오너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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