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깨 구조하려 했지만”…숨진 나이지리아 4남매 父의 한맺힌 진술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3.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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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B씨 허리 등에 부상 입어…한때 공황 증세도
경찰, B씨 안정 찾는대로 조사 방침
27일 오전 3시28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에서 난 화재 사고 현장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3월27일 오전 3시28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한 3층짜리 빌라에서 난 화재 사고 현장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 27일 새벽 경기 안산시 한 빌라 화재로 나이지리아 국적 남매 4명이 사망한 가운데 화재 당시 아이들의 아버지는 “먼저 탈출해 창문을 깨 아이들을 구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숨진 4남매의 부친인 50대 A씨를 전날 대면조사해 이같은 내용의 진술을 얻어냈다. A씨는 “잠결에 현관문 근처 멀티탭에서 스파크가 나며 불이 붙는 걸 봤다”면서 “안방 문을 두드려 이 사실을 알린 뒤 (먼저) 밖으로 나와 주먹으로 창문을 깨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화재 당시 A씨는 거실에서 자고 있던 반면, 숨진 남매 5명과 아내 B씨는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A씨는 탈출 직후 가족 구조를 위해 창문 일부를 깼으나 불길이 격렬하게 치솟는 등 위험한 상황을 본 주민들이 A씨를 만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적으로 일가족 7명 중 생존한 건 A·B씨와 2세인 막내아이 뿐이다.

이번 사고의 구체적 경위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진 않았다. 부부 각각의 탈출 과정이 다른만큼 아내 B씨의 진술도 필요한데, B씨의 심신 건강이 나빠 진술이 어려운 상태여서다. B씨는 2세인 막내 아이를 데리고 탈출하던 과정에서 허리와 다리에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은 후 한 때 공황 증세까지 보이는 등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번 화재 사고는 지난 27일 오전 3시28분쯤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부동의 빌라에서 발생했다. 불은 출동한 소방 인력에 의해 약 40분만에 진화됐지만 A씨 부부의 11·4세 딸과 7·6세 아들 4명의 아이는 결국 빠져나오지 못했다. 부검 결과, 사망한 아이들의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로 잠정 조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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