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부의장 “SVB 뱅크런 훨씬 심각했다…185조원 인출시도”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3.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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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뱅킹 등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부실 관리’ 탓”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더크센 상원 사무소 건물에서 열린 상원 은행, 주택 및 도시 문제 청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28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더크센 상원 사무소 건물에서 열린 상원 은행, 주택 및 도시 문제 청문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전 일어난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의 규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현지 시각) 미 CNBC 방송에 따르면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9일 인출액 420억 달러(약 54조6000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인 10일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틀간 인출 시도액인 1420억 달러(약 185조원)는 지난해 말 기준 SVB 예치금 1750억 달러(약 228조억원)의 81%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 부의장은 "고객들이 요청한 인출 규모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고 SVB 측이 10일 아침 알려왔다"면서 "총 1000억 달러가 그날 빠져나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같은 뱅크런 사태의 원인으로 모바일 뱅킹을 통한 편리한 자금 인출이 지목된 바 있다. 이에 더해 바 부의장은 연준이 2021년 11월 이미 SVB에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차대조표상의 문제 가능성을 지적했지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 부의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산 보유액이 1000억 달러(약 130조원) 이상인 은행을 자본과 유동성 측면에서 강력히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날 미리 공개한 발언문에서도 SVB 파산에 대해 "부실 관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면서 시스템적 문제보다는 경영 실패 측면을 부각했다.

한편, SVB를 인수한 중소은행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이하 퍼스트 시티즌스) 주가는 전날 53.7%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28일에도 장중 7.2% 가까이 급등, 신고가를 찍었다가 2.3%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퍼스트 시티즌스가 SVB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모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SVB 지점 17개는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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