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문건’ 의혹 핵심 조현천 구속…“증거인멸 등 우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3.31 17: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도피 약 5년3개월만의 구속…‘계엄문건’ 檢 수사 본격화될 듯
조현천, 체포 직후 “계엄문건 본질 규명되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일명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지난 3월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일명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지난 3월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일명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 핵심 관계자로 알려진 조현천(64) 전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해외도피 후 약 5년3개월만의 전격 구속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인재 서울서부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조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 결과 “증거인멸과 도망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이병주 부장검사)는 지난 29일 귀국한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이날 오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로 하여금 보고서를 작성토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같은 해 기무사령부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 지지 집회를 열고 칼럼 및 광고를 게재한 혐의(군형법상 정치관여)다.

조 전 사령관의 구속에 따라 핵심 의혹이라 할 수 있는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여진다. 조 전 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2017년 2월 일명 ‘계엄령 문건 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계엄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후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TF가 작성한 해당 문건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기각될 경우 대규모 시위 및 촛불집회가 있을 것으로 가정, 육군 탱크 200대·장갑차 550대·무장병력 4800명, 특수전사령부 병역 1400명 등을 동원해 계엄군을 만든다는 내용이 담겼다. 계엄 사범 색출과 SNS 계정 폐쇄, 언론 검열 등 추가 계획도 있었다.

이에 검찰은 이같은 의혹을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군사 쿠데타 혹은 내란 준비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살필 방침이다. 조 전 사령관이 TF 설치 사실을 은폐하고자 부하들로 하여금 허위 문건을 작성토록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또한 수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2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체포당한 조 전 사령관은 “계엄문건 작성 책임자로서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기 위해 귀국했다”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계엄문건의 본질이 규명되고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