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 HMM 사장 “자사주 취득할 것…분기·중간배당도 검토”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3.3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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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이익 침해 없도록 하겠다”
영구채 2조6800억원 상환 의지도 밝혀
지난 1월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 화물을 선적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경배 HMM 대표이사(사장)가 매각을 앞둔 HMM의 주식(자사주) 취득을 약속했다.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 규모와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성토가 나오면서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파크1 본사에서의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로부터 자사주 취득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김 사장은 "주식을 충분히 보유하며 책임감 있는 경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주주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고, (앞으로) 주식을 취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HMM 주식 매입을 고민했지만 장단이 공존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 장단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자사주를 사면 진정성을 갖고 회사를 경영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한편으론 주가가 떨어져 임원들에게 회사가 자사주를 사도록 강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HMM은 지난해 3월 김경배 사장의 취임 이후 1년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 실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에 대한 배당금 규모도 크게 확대하지 않았다.

이날 김 사장은 배당 확대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다. 주총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HMM이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당기순이익 10조479억원을 거둔 것에 비해 배당 규모가 작다는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이에 김 사장은 "중간배당, 분기배당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어떻게 최종적으로 결정될지 확답할 순 없지만, 주주 이익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시장이 불확실하고 해운업계 일부 회사가 이미 적자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코로나19라는 외생 변수로 HMM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벌어 둔) 돈을 다 써버릴 수는 없다"는 발언도 했다. 이에 HMM이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소각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선 뚜렷하게 답변하지 않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면서 "2021년 수익을 내서 1주당 600원으로 (배당금을) 책정했고, 이번에 100% 올린 것"이라며 "시가배당율은 5.5%로 최근 3년간 코스피 상위 100개사의 시가배당율 평균의 2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사장의 전임자였던 배재훈 대표이사(사장)는 수십 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입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매달 주식을 취득하는 수준이었다. 배재훈 사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기 직전 보통주 8만6182주를 들고 있었다.

김 사장은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대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에 대해 "HMM 입장에서는 빨리 상환하면 좋지만, 채권단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조기상환 시기가 돌아오면 바로 상환을 시도 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 영구 전환사채(CB)와 영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규모는 총 2조6800억원이다. 해당 영구채를 약속한 조기 상환시기에 갚지 못한다면 금리가 추가로 오르며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HMM은 이날 주총에서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를 비롯해 서근우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모두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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