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는 산불 진화, 김영환은 술자리…두 단체장의 엇갈린 행보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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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산불 발생 내내 진화 진두지휘에 행정력 집중
김영환 충북지사, 술자리 참석에 “현장 방문하지 않은 게 옳았다” 발언 논란
4월4일 오전 7시 기성중학교에 마련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유관기관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 모습 ⓒ대전시 제공
4월4일 오전 7시 기성중학교에 마련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유관기관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 모습 ⓒ대전시 제공

충청권 산불 진화를 두고 지역 단체장들에 대해 엇갈린 평이 나온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행정력을 집중하면서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김영환 충북지사는 산불 진화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4일 이 시장은 3일째 계속되고 있는 서구 산직동 산불과 관련해 “대전시민의 심장과 같은 장태산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4일 오전 7시 기성중학교에 마련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유관기관 대책 회의를 진행한 뒤 주불 진화와 시민 안전 대응 지휘에 들어갔다. 앞서 이 시장은 이날 자정 무렵부터 야간 진화 중인 장태산휴양림 인근과 오동 화재 현장을 돌며 산불 확산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4일 새벽 5시 기준 화재 상황은 진화율 67%, 잔여 화선 6.7㎞, 산불 영향 지역은 625㏊다. 3일 오후 한때 진화율이 80%대까지 올랐으나, 대전시는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에 진화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밤사이 장태산휴양림 인근과 저수지 일대의 화선이 늘어난 반면 진화 완료된 구간이 줄며 진화율이 떨어진 상황이다.

4일 진화작업에는 헬기 총 15대와 소방장비 85대가 동원됐다. 소방인력 또한 대전시·서구청 590명과 군 병력 350명 등 총 1675명이 투입됐다. 

이 시장은 “산불 발생 후 헌신적으로 화마와 사투해주신 산림청과 소방본부, 군과 경찰, 의용소방대와 자원봉사자, 시청과 구청 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소방본부가 대처를 잘해서 민가 쪽이 보호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비 소식이 있어 도움은 되겠으나, 최선을 다해 조기 진화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전시민의 심장인 장태산은 어떤 식으로든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3월15일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비전 및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 모습 ⓒ충북도
3월15일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비전 및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 모습 ⓒ충북도

하지만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지난달 30일 제천에서 산불이 발생한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김 지사는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 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이 지역 민간 단체 초청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오래전부터 잡힌 청년들과의 약속이라 불참할 수 없었다”면서도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지난 3일 김 지사는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장 방문을 하지 않은 게 옳았다”는 취지로 발언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충북도청에서 제천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30일 인근 충주에서 술자리에 가진 것과 관련해 “할 말이 많으니 따로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일 발생한 옥천 군북면 화재를 언급하며 “산불 현장에 가면 혼선이 있을 수 있다. 옥천 산불 현장도 찾지 않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옥천군 안내면사무소까지 갔지만 진화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안 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현장 의견이 있어 돌아왔다”며 “산불 현장을 방문하는 게 꼭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지사 발언과 관련해 안타깝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지사가 현장에 갔으면 제천 주민들이 든든해 했을 것”이라며 “잘못을 사과하지 않고 면피성 발언을 하는 것은 화만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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