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이 장난인가”…與 ‘밥 다 먹기‘ 제안에 쏟아진 실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3.04.05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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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119 특위서 ‘밥 다 먹기 운동’ 논의 사실 알려지며 비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월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월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농민 보호 방안으로 제안한 '밥 한 공기 비우기' 제안이 빈축을 사고 있다. 민생을 최우선으로 내걸고 야심차게 출범한 '민생119' 특별위원회가 내놓은 현실과 한참 동 떨어진 내용에 정치권도, 여론도 차가운 눈초리를 보낸다. 시민들은 이번 논란이 그간 저출산이나 물가 인상 대책 등 정부의 '1차원적 정책'의 연장선이라며 여당이 민생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반응이다. 

5일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는 국민의힘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양곡관리법 대안으로 제시한 '밥 다먹기 운동'을 두고 거센 질타가 쏟아진다. 

시민들은 SNS에 조 최고위원 발언 전문이나 인터뷰 링크를 걸어두고 "귀를 의심했다"며 "어떻게 밥 다 먹기가 양곡관리법 대안이나 농민보호 방안이 될 수 있는지 절망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민생 논의하랬더니 쌀 먹으면 살 빠진다는 기적의 다이어트법을 말했느냐"며 "정말 기상천외한 쌀문제 해결법이다. 민생이 장난이냐"고 쏘아붙였다. 

조 최고위원이 '여성들의 다이어트'를 이유로 쌀 소비가 줄어든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국가가 정책적으로, 실효성 있는 방안으로 관리해야 할 양곡관리 문제 출발점이 여성이고 다이어트냐. 여당은 도대체 어떤 세상을 살고 있는가"라고 질타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자살방지를 위해 '번개탄 생산금지', 저출산대책에 '애 셋 낳으면 군 면제', 소주값 인상대책은 '안주시키면 소주 할인', 쌀 소비 확산 대책은 '밥 한공기 다먹기'냐"며 "차라리 밀가루를 수입금지 시키고 밀가루 제품 판매를 금지하라"고 힐난했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을 두고 여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생119 위원장이 (민생 해결이나 수습은 커녕) 오히려 (민생에) 불을 질렀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조수진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월27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조수진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논란은 민생119 위원장을 맡은 조 최고위원이 야당이 강행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이게 과연 농업의 미래하고 관련이 있나"며 야당이 제시한 정책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농민 보호 방안'을 묻자 조 최고위원은 민생119 특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며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며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민생119 특위)가 논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은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밥이)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나"며 "그런 것들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하면서)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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