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CEO “은행 위기 수년 이어질 것…2008년과는 상황 달라”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04.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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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최고경영자 “중소은행 중심 금융 불안 확산, 대형은행에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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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여파로 금융 불안이 확산한 가운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은행)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월가의 왕'으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4일(현지 시각)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위기가) 일단 지나가더라도 향후 몇 년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3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통해 경기침체 확률이 올라가고 있으며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 불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다이먼 CEO는 보호 한도를 초과한 예금 비중이 높았다는 점과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노출, 만기보유증권의 손실 가능성 등을 사례로 들며 "현재 위기는 잘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SVB와 유럽 크레디트스위스의 최근 실패, 이와 연관된 은행 시스템의 스트레스는 단지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한다"면서 "리스크가 넘쳐난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일어난 일들과 최근 벌어진 일들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다이먼 CEO는 지난 2006년부터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를 이끌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직접 경험했다. 2008년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대형은행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대출기관, 보험사들이 무너졌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이번 은행 위기에 연관된 금융기관은 그때보다 훨씬 적고,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중소 지역은행의 예금이 체이스와 같은 대형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만 대형은행들을 이번 사태의 수혜자로 볼 수는 없다고 다이먼 CEO는 말했다. 그는 다른 대형은행들과 함께 위기설에 휩싸였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은행들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를 훼손하는 어떠한 위기도 모든 은행들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은행 위기는 시장에서 많은 공포감을 불러일으켰고 은행과 다른 대출 기관들이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금융 상황의 긴축을 초래한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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