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그 정도면 최고위원 그만둬야”…野 “황당한 발상”
국민의힘 민생대책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부실 대책 논란’에 휘말렸다. 양곡관리법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먹기’ 운동을 제안하면서다.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각종 비판이 나오자 조 최고위원은 “싸움을 붙이는 언론이 제일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최고위원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밥 한 공기 대안을 내놓은 의도’를 묻는 질문에 “아이디어 소개도 못하나. 제가 아이디어 말하면 정책이 되냐”며 “논의는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슨 싸움을 붙이려고 하나. 언론이 제일 문제다. 참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의 대안으로 “저희 민생 119가 내부 검토한 것은 KBS에서 처음 말하는데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의 경우 다이어트 때문에 밥을 다 안 먹는다. 그러나 다른 식품과 비교해선 오히려 칼로리 낮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이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고 그래서 밥을 잘 안먹는다’,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 ‘밥이 오히려 다른 식품에 비해 칼로리가 낮다는 것을 알리자’라고 한다면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냐”라며 “갈수록 태산”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원 리스크가 점입가경, 더 이상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곧바로 페이스북을 통해 “뭘 자꾸 먹는 당심 100% 지도부, 오후 4시에 치킨과 맥주를 먹고 아침에 구내식당에 모여 학식을 먹고 이제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자고 한다”며 “먹방으로 정치를 할 거면 그냥 (먹방 유튜버) 쯔양이 당대표 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KBS 라디오 《보수의 품격》에 출연해 “여당의 최고위원이 할 소리가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그저 고정 지지층 30% 여기에 딱 묶여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정도 되면 최고위원을 그만 둬야한다”고 일침을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큰 소리로 비웃으며 “쌀값 대책으로 밥 한 공기 더 먹기, 다 먹기. 정말인가”라고 되물었다. 여기에 박홍근 원내대표도 “정말 황당한 발상이라 말을 못하겠다”고 비꼬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최고위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나”라면서도 “민생특위가 희화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