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9000% 이자받고 세금 탈루한 대부업자 등 75명 세무조사 착수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4.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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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입시 학원·음식·숙박업자 등 업종 다양
현금 결제 유도 후 현금영수증 미발급해 수입 축소
국세청이 서민을 상대로 부당 사익을 추구하고, 법률이 정해 놓은 세금을 내지 않은 민생 탈세자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 연합뉴스
국세청이 서민을 상대로 부당 사익을 추구하고, 법률이 정해 놓은 세금을 내지 않은 민생 탈세자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6일 밝혔다. ⓒ 연합뉴스

국세청이 서민을 상대로 부당 사익을 추구하고, 법률이 정해 놓은 세금을 내지 않은 민생 탈세자들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세무조사 착수와 관련해 브리핑을 열였다. 이번 세무조사의 대상이 된 이들은 모두 75명이다. 고액 수강료를 신고 누락한 입시·직업 교육 학원 사업자 10명, 이자소득을 미신고한 고리·미등록 대부업자 20명, 현금 매출을 누락한 음식·숙박·유흥·레저 사업자 25명, 가공 경비를 계상한 전력 발전·설비 사업자 20명 등이다.

A학원의 경우 수강생에게 할인을 내세워 수강료를 현금 결제하도록 유도한 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수입을 축소해 신고했다. 이 학원의 월 수강료는 약 300만원으로 연매출이 수백억원에 이른다. 누락한 현금 수입만 수십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탈세 혐의가 드러난 학원 사업자 중에선 강남구 대치동 입시학원이 상당수 포함됐다.

외주업체인 프로그램 개발 업체와의 거래 사이에 자녀가 주주인 특수관계법인을 끼워넣어 프로그램을 비싸게 사주는 방법으로 자녀에게 증여세 없이 약 10억원의 돈을 물려준 학원도 있었다.

미등록 대부업자인 B씨는 명의상 대표임을 내세워 영세 사업자들에 자금을 빌려주고 법정 최고금리(20%)의 무려 450배가 넘는 9000%의 이자를 받아갔다. B씨는 10개 이상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자를 분산해 소득을 감추고, 총 150억원에 달하는 이자소득을 탈루했다. 국세청은 불법 대부업자들에 대해 "최대 연 9000%에 이르는 이자를 부담시키며 서민·자영업자의 생계 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요금 인상으로 폭리를 취하면서 현금 매출을 신고누락한 음식·숙박·유흥·레저 사업자도 대거 있었다. 앞서 언급한 A학원의 사례와 유사하게 할인을 조건으로 고액 숙박비를 현금 결제하도록 유도하고 현금 수입을 신고 누락한 경우가 많았다는 게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내 휴양지에서 풀빌라를 운영하는 C씨는 숙박비를 현금으로 받을 때 본인이나 법인이 아닌 차명 계좌로 받아 세무당국의 감시망을 피했다. 그렇게 수취한 돈으로 10여 채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포르쉐와 같은 고가 승용차를 법인 명의로 대여해 사용하기도 했다.

전력 발전·설비 사업 탈루 혐의자들의 경우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바탕으로 전력 발전·설비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공 경비를 계상해 소득을 탈루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발전설비 사업자 D씨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이 각광 받으며 매출이 급증하자 시공비를 대표이사의 개인계좌로 받아 신고를 누락했다. 이에 더해 자재 매입처로부터 실물거래 없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 받아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탈루했다.

또 법인이 개발한 상표권은 대표이사 명의로 등록해 이를 법인이 다시 사주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마트·홈쇼핑·병원에서 쓴 돈을 법인이 쓴 비용으로 회계 처리하고, 가족에게 수억원의 허위 인건비도 지급한 사실이 국세청 감시망에 포착됐다.

오호선 국세청 조사국장은 "적법한 절차를 준수하는 가운데 가용한 모든 세무조사 수단을 활용해 차명계좌, 장부파기 등의 위법 행위와 탈세 사실을 확인하겠다"며 "조세를 포탈하거나 세법 질서를 위반한 사실이 입증되는 경우, 탈루 세금을 추징하는 것은 물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엄정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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