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정진상, 이재명과 동일시…시장 되면 10억 만들기로”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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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상 뇌물서서 혐의 4차 공판 증인 출석해 증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4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4월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준비 당시 자신과 정진상·김용 3명이 1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법정 증언했다.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 대표와 자신을 사실상 동일시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유 전 본부장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정 전 실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은 공동 피고인 신분이기도 하지만, 이날은 증인으로서 증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10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준비 과정에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 전 실장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정치적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당선되면 최소한 10억원은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면서 “종업원도 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돈의 사용처에 대해선 “실질적 비용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지 않은 지역 위원장들을 포섭하는 데 돈이 쓰이곤 했다”고 언급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조례 통과를 앞두고 김용, 정진상과 함께 스폰서를 하나 잡아보자는 얘기를 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정진상이 대선 관련해서 호남에 돈이 좀 들어간다고 얘기했다”면서 “그 무렵 남욱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이 이 대표와 자신을 사실상 동일시했다는 주장도 폈다. 유 전 본부장은 “정진상은 이재명과 본인을 항상 동일시했다”면서 “자신을 거론하는 것은 이재명을 거론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발언했다. 정 전 실장이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관련해 일부 언론서 자신을 언급하는 것을 두고 ‘감히 내 이름을 거론한다. 이러면 이재명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과 정진상이 사실상 한 몸이라고 판단했는가’라는 검찰 측 질문에 “경기도와 성남시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로 느꼈을 것”이라면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을) 경험한 사람이 똑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2010년 무렵에는 이재명이 만날 때마다 정진상을 함께 데려왔다”면서 “둘이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정진상과 이야기한 모든 게 실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 전 실장은 2013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성남시 정책비서관 및 경기도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는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각종 사업 추진상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억40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대장동 사업 특혜 제공을 대가로 작년 2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민간업자들의 보통주 지분 중 24.5%(공통비 공제 후 428억원)를 나눠 가지기로 약속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창밖에 버리라’며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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