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 품격 높이고 신상필벌”…與 중진, 김기현 향해 쓴소리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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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총선 앞두고 우려”…정진석 “읍참마속 주저하면 안돼”
홍문표 “전광훈 손아귀에 움직이면 안돼…당론으로 수습해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연합뉴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당내 중진들을 불러 첫 연석회의를 진행했다. 최고위원들의 거듭된 설화로 봉착한 당의 위기를 중진들의 지혜로 타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김 대표를 만난 당 중진 의원들은 “집권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등 지도부를 직격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상당 기간 중단됐던 최고위원과 중진들 연석회의가 이제는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중진 연석회의는 지난 2021년 7월21일 열린 후 1년9개월 만에 성사됐다.

중진의원들은 회의에서 당 지지율에 대한 우려부터 쏟아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총선을 1년 앞두고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 당내 걱정이 많다. 원내에서도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무리한 입법을 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 원내대표를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중진들이 많이 도와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이 우리에게 녹록지 않다”며 “지자체 선거이긴 하지만 최근 재·보궐선거가 주는 시그널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당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 집권여당의 품격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한다”며 “이런 언행이 이뤄지지 못하면 결국 현장에서 뛰는 당원들은 힘들어한다. 이런 것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자는 취지로 말했다. 정 의원은 “가장 정확한 여론조사는 선거결과”라며 “여론조사 결과가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큰 신뢰를 하고 있지 않다. 지지도는 ‘업 앤 다운’이 있는 것이고 문제는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해야할 일을 적시 적소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신상필벌은 지도부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만일 읍참마속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면 절대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김재원·조수진 최고위원의 연이은 설화 리스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문표 의원은 전광훈 목사의 극우 논란과 관련해 “목사 손아귀에 움직여지는 그런 당이 돼선 안 된다”고 작심발언을 했다. 이어 “지금 흘러들어오는 얘기론 전 목사가 20만~30만 (당원을) 우리 당에 심어놓고 그 힘으로 우리 당이 버틴다는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며 “한두 사람이 치고 나가면 눈치 보느라고 말 못할 텐데 당론으로 이 문제를 결정해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선 승리를 위해 인재영입을 통해 공천 채비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전 원내대표였던 주호영 의원은 “사람을 미리 찾아서 준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특히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하고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원칙을 빨리 확정해서 발표해야 하고 당협 당무감사를 빨리 해서 당원들이 승복할 수 있는 공천 틀을 만들어가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연석회의 직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시·도당위원장도 소집해 “당 기강을 잘 세우는 데 앞장서고 여러 주자들이 뛰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에 어긋나지 않도록 지도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어 “뜻밖의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른다거나 국민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정서에 위반되는 게 있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내부 리스크 차단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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