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초대 사장이었던 이지송 전 사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이 전 사장은 1940년 충남 보령 출신으로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건설부(현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에서 공직생활을 하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장,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경복대 토목설계과 교수 시절인 2003년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해 2006년 3월까지 사장직을 지냈다. 당시 워크아웃에 빠진 현대건설을 살리고자 백방으로 노력했고 퇴임과 동시에 경영 정상화를 일궈냈다.

2009년에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한 LH 초대 사장에 임명되며 공기업 수장 자리는 맡았다. 당시 '부채 공룡'으로 불리던 LH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명만 빼고 다 바꾸자'며 조직과 사업 전반에 걸쳐 변화와 도전, 개혁 실천을 도모했다. 그는 사업성이 없는 신도시와 택지 지구 등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LH의 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을 평가받는다.

당시 칠순이 넘은 나이에 사옥 앞에서 사업 재조정을 반대하는 농성을 진행한 주민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설득에 나선 일은 유명한 일화로 회자되고 있다. 그는 건설업계의 산증인으로, 산·학·관을 두루 거친 뚝심 있는 최고경영자(CEO)였다고 지인들은 회고한다.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