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돈봉투 파문’에도 바닥 기는 與 지지율…반전 카드가 없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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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출범 후 최저 수준…민생특위는 실무진 인선도 못 마쳐
‘전기·가스 요금’ 대책도 지지부진…與 지도부 “무한 책임 느껴”

여당이 김기현호 지도부 출범 한 달 만에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당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 초반까지 추락하면서다. 위기를 수습해야할 김재원·조수진·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되레 설화 논란을 일으키며 당의 위기 불씨를 더 키웠다.

김기현 대표가 지지율 반전카드로 ‘민생’을 내세웠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밥 한 공기 먹기 운동‘ 등 설익은 대책으로 논란을 빚은 민생특위(민생119)는 출범 2주가 지났지만 실무진 구성조차 마치지 못했다. 여기에 해묵은 이슈였던 ‘전기·가스 요금’과 관련해서도 당정은 여전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락 국면 與 지지율…민생119는 감감무소식

18일까지 나온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하락세다. 리얼미터가 지난 10~14일 전국 만18세 이상 2506명에게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3.1%포인트 떨어진 33.9%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에 기록했던 최저치(33.8%)에 근접한 수치다. 민주당(48.8%)과의 격차는 14.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더 암담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1%까지 떨어졌다. 반면 민주당은 전주 대비 3%포인트 오른 3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마땅한 반전카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기현호 지도부가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내세웠던 민생119는 출범 2주가 지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생119 활동은 위원장인 조수진 최고위원의 ‘설익은 양곡법 대책’ 논란 이후 잠정 중단된 모양새다. 민생119가 내놓은 1호 과제인 ‘가뭄 지역 물 보내기 운동’ 진척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민생119는 출범 직후 지금까지도 실무진 인선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민생특위 관계자는 “당 사무처 인사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민생특위 활동이 조금씩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음 주 열리는 2차 회의 등으로 민생 정책 행보가 재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119 2차 회의는 첫 회의가 열린 지 20일 만인 2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與, 전기·가스요금 인상 딜레마…“총선 앞 민심 잃을까 우려”

사회적 이슈였던 ‘전기·가스 요금 인상’ 관련 당정의 대책 마련도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지난달 31일 요금 인상을 잠정 보류하기로 한 후 지금까지 인상·동결 중 어느 쪽으로도 결정을 못한 상태다. 특히 여권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오는 24일 미국 방문 일정을 고려하면 대책 발표가 5월까지 미뤄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당 지지율이 위기인데 내년 총선도 1년 밖에 남지 않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며 “인상을 단행하면 ‘냉방·난방비 폭등’으로 당정을 향한 국민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민생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지만, 정치적 셈법 앞에 쉽사리 답을 내놓기 어렵다는 의미다.

여권은 적자 늪에 빠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정책위 관계자는 “당에서 요금 인상 결정에 앞서 해당 기업들에 자구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해당 기업들이 재정건전 계획서를 구체적으로 제출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통화에서 “지난 정부에서 전기 가스요금 등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옥죄고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서 국민 부담이 가중돼왔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기업 등에 대한 방만한 경영과 자구적인 해결책 문제가 선행된 후 전기·가스요금 인상에 대한 당위성이 같이 설명돼야 한다”며 “그런 부분들과 관련한 자구책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최고위원은 당이 위기라는 인식에는 동감했다. 그는 “(지도부) 공동으로 무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여러 민생정책을 시행 중인데 다른 노이즈(잡음)들이 정책 행보를 가리고 국민들께 불편함을 드린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도부 출범 초 ‘서민금융대출’ 정책과 ‘천원의 아침밥’ 사업 등으로 좋은 평가도 받았다”며 “이런 민생 행보들을 이어가면서 정책·민생정당으로서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타개 방향을 밝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조사의 응답률은 3%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8.2%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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