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D등급? 앞으로 평가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발끈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4.18 15: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매니페스토본부, 2023 시도지사 공약 평가에서 대전시 최하위 ‘D등급’ 발표
대전시청사 전경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한국매니페스토본부(매니페스토본부)가 ‘2023 민선 8기 전국 시·도지사 및 교육감 공약실천계획서 평가’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대전시는 ‘D등급’이라는 결과에 반발했다. 

대전시는 지난 1월 매니페스토본부에 평가 미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이 결과를 ‘평가 제외’ ‘평가 불가’기관이 아닌 최하위 등급으로 공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18일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시는 “일반 시민들에게 대전시가 공약 이행 최하위기관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며 평가 결과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전날 평가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대전시에 대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D등급’으로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1월31일부터 3월24일까지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4대 분야, 35개 자체 세부 지표에 근거해 민선 8기 첫 공약 평가를 진행했다. 광역단체로는 SA등급 6곳, D등급 1곳을 공표했다. 

대전시는 매니페스토본부의 평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매니페스토본부가 정한 평가 기준(항목) 대부분이 형식적·절차적 평가에 중점을 둔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실질적인 공약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각 지자체의 현안과 미래비전,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평가 잣대 역시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약 이행도를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매니페스토본부는 대전시 누리집에 공개된 한정된 자료를 근거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페스토본부 관계자는 “대전시의 경우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자료보완 요청과 소명 등의 절차가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D등급 평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 수는 87개다. 재정 규모는 55조6400여억원으로 전국에서 서울시 다음으로 크다.

이 소식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낯부끄러운 일’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이날 “대전시는 전국 17개 자치단체 가운데 서울 다음으로 많은 55조 재정 규모가 소요됨에도 공약 이행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전국 모든 자치단체가 공개한 것과 달리 대전은 비공개로 행정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관계자는 “공약사업 평가는 시민들이 지방자치단체장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며 “지역 수요 적합성과 지역에 미치는 영향, 시민 체감도에 대한 내용적 측면을 평가항목으로 충분히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약 이행 평가의 주체는 시민단체가 아닌 오롯이 시민이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시민단체에 의한 외부 평가에 의존하기보다 대전시 누리집 등을 통해 공약 이행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책 최종 수혜자인 시민에게 제대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