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엠폭스 환자 혐오’ 기승에 “방역 어렵게 해”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3.04.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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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환자 치료 의사 “밀접접촉력 몰랐으면 바로 진단되기 어려웠을 것”
질병관리청 ⓒ연합뉴스
질병관리청 ⓒ연합뉴스

국내 엠폭스(MPOX) 신규 확진 사례가 연일 지속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확진자를 겨냥한 일부 혐오 표현에 “의심환자들을 숨게해 방역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6일 정례 브리핑서 “엠폭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면서 “환자에 대한 편견은 의심환자들을 숨어들게 해 방역을 어렵게 한다”고 짚었다.

이어 “엠폭스는 코로나19처럼 위험도가 높은 감염병은 아니지만 감염을 숨기려고 할 경우 확산의 우려가 있다”면서 “의심환자가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로 신고를 기피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의 배려를 당부한다”고 호소했다.

국내 첫 환자 치료를 담당했던 김진용 인천광역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 또한 엠폭스의 초기 진단상 난관을 공유했다. 이날 김 과장은 “엠폭스는 초기 증상이 발열이나 근육통 등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아서 증상만 가지고 초기에 진단하기 어렵다”면서 “(내가) 진료했던 첫 번째 엠폭스 확진환자도 확진자와의 밀접접촉력을 알지 못했다면 바로 진단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심증상자들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에 대한 우려로 의료기관 진료와 신고를 기피해 엠폭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에 의료계나 방역당국 등 모든 국민에게 협조와 배려를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 과장은 “엠폭스는 호흡기감염병과는 다르게 주로 증상 있는 감염환자와 밀접접촉을 했을 때 감염이 되고, 고위험군이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는 전파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아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치명률이 0.13% 정도로 위험도가 낮고 성접촉과 밀접한 피부접촉에 의한 제한적인 전파 양상을 가지고 있어서 국민 여러분이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협조해준다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감염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엠폭스 확진자의 성별은 96.4%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성적 지향이 확인된 3만438명 중에서 84.1%(2만5690명)가 남성과 성관계한 남성(MSM)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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