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복당’에 나뉜 野…비명 “부끄럽다” vs 친명 “사과는 무슨”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7 13: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원욱 “상식적 정치하자”…이상민 “돈 봉투로 만신창이인데 오물까지”
이재정 “지금 복당 타이밍도 늦어”…안민석 “전투력 있는 분이 복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원욱(왼쪽부터), 민형배, 안민석 의원 ⓒ시사저널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원욱 민주당 의원, 민형배 무소속 의원, 안민석 민주당 의원 ⓒ시사저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꼼수·위장 탈당’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의 복당을 두고 ‘비명(비이재명)-친명(친이재명)’ 의원들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비명계에선 민 의원이 돈 봉투 의혹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돌아왔다며 질타를 이어갔다. 반면 친명계 의원들은 “지금 타이밍도 늦었다”며 민 의원 복당에 화답하는 분위기다.

‘개딸(개혁의딸)’ 등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수박’ 공격을 받았던 이원욱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부끄럽다”며 “최소한 의원들과의 논의는 있어야 하는데 비공개 최고회의에서 (복당을) 결정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책임 없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식 정치로 국격을 낮추고 국민생명을 위협한 그 비상식(과 같은 일)”이라며 “민주당이라도 상식을 갖고 정치하자”고 강조했다.

비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꼼수탈당도 부끄러운 짓인데 복당이라니 기가 막힐 일”이라며 “돈봉투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추악한 오물 뒤집어 쓴 느낌”이라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김종민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헌재 판결로 절차에 문제제기를 받은 사건”이라며 “더 명시적이고 분명하고 당당한 사과하는 게 뭐가 어렵나. 사과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 신뢰가 생기지만, 어물쩍 넘어가면 국민들에게 청구서가 날아온다”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청년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최악의 타이밍에 복당 요청 허용(을 했고), 초유의 사태에도 적극 조치가 없다”며 “중단된 당 혁신을 국민이 지켜본다”고 강조했다.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정치, 자신의 잘못을 사과하면서 더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정치가 1류 정치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는 ‘선당후사’에 힘쓴 민 의원을 당에서 너무 늦게 받아 들였다는 입장이다. 친명계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의 이재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 의원의 복당이) 늦었다고 본다. 지도부가 일찍 결단을 했어야 됐다”며 “정치인으로서 어려운 결정을 한 민형배 개인이 아니라 당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비명계의 사과요구에 대해 “사과하라면 사과하면 되는 것이다. 까짓것 어려울 게 뭐가 있느냐”라며 “사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서 필요한 가장 전투력이 있는 의원 한 분이 복당했다”고 민 의원 복당을 환영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 과정에서 ‘꼼수·위장 탈탕’ 논란을 일으켰던 민형배 의원을 복당시키기로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했다. 작년 4월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서 여야 동수로 구성되어야 하는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해 민 의원이 탈당한 지 1년 만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