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난 머스크, ‘기가팩토리’로 화답할까…실제 유치는 미지수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4.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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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화상 면담에 이어 직접 만나
尹 “입지·인력·세제 등 적극 지원하겠다”
지난 1월 블룸버그 “인도네시아와 잠정 합의”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영빈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영빈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접견하고 있다. ⓒ공동취재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 전기차 통합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한국 유치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서 머스크 CEO와 약 40분 가량 접견을 했다고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전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화상으로 면담을 한 적 있다.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한국이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며 투자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사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다며 입지·인력·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아 특별히 제작된 기가팩토리 유치 관련 브로슈어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머스크 CEO와의 화상 통화에서도 기가팩토리 한국 투자를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향후 아시아 지역에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것이란 계획을 들었다”면서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산업생태계와 투자 여건을 설명하고 투자를 요청했다.

이에 머스크 CEO는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후보 국가들의 인력 및 기술 수준, 생산 환경 등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텍사스 오스틴,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에 각각 기가팩토리를 운영 중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3월에는 멕시코 몬테레이에 새 기가팩토리 건설을 발표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이어 아시아 2차 기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는 미지수가 많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월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가 연간 100만대 생산이 가능한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를 인도네시아에 신설하기 위한 잠정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테슬라 유치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직접 미국으로 가 머스크 CEO를 만났으며 그해 8월에는 50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니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인도네시아에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이 7200만t 가량 매장돼 있다. 세계 최대 매장량이다.

당시 보도가 나오자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는 허위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라”고 적었다.

기가팩토리 한국 유치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보다 높은 인건비와 노조 리스크가 있어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입지·인력·세제 등을 적극 지원한다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역차별 논란도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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