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500%’ 한국가스공사…임원 연봉은 30%↑
  •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ejk1407@naver.com)
  • 승인 2023.05.01 14:2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원 연봉도 6.6% 상승…경영평가 등급 상향으로 성과급도
채무는 22.6% 증가한 34조원…지난해 네 차례 요금 인상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 가스공사 제공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본사 전경. ⓒ 가스공사 제공

지난해 부채가 급증하며 빚더미에 앉은 한국가스공사의 임원들이 지난해 전년보다 30%나 오른 연봉을 받았다. 일반 직원들의 연봉 상승 폭 역시 평균보다 4배 이상 많았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가스공사 상임 임원의 평균 연봉은 1억7148만원이었다. 1억3179만원이었던 2021년 대비 1년새 30.1% 증가했다.

상임 기관장 연봉이 전년보다 43.4% 올라 가장 높게 상승했고, 상임 이사와 상임 감사도 각각 34.9%, 9.8%의 연봉 상승이 있었다. 같은 기간 전체 공공기관 상임 임원 평균 연봉 증가 폭은 1.2%에 블과했다.

가스공사 정규직 직원들의 연봉도 2021년보다 6.6% 상승해 9371만원을 기록했다. 액수와 상승 폭 모두 전체 공공기관 평균치(7000만원, 1.4%)를 웃돌았다.

이들의 연봉이 급증한 이유는 가스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됐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2020년 실적평가에서 미흡(D) 등급을 받아 2021년 임직원들에게 경영평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2021년 평가에서는 보통(C) 등급으로 올라가면서 지난해 기관장과 직원들에게 각각 6166만4000원, 440만8000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러는 사이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은 계속 악화했다. 2020년 28조2000억원이던 가스공사의 부채는 2021년 34조6000억원으로 2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364.2%였던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378.9%로 높아졌다. 성과급이 지급된 지난해에는 부채가 52조원까지 확대됐고, 부채비율은 500%에 가까운 499.6%까지 치솟았다.

가스공사는 이러한 재무 상황과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고, 올해도 추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부채의 가파른 증가세 속에서도 가스공사의 경영실적 등급이 상향된 건 재무 항목의 배점이 낮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00점 만점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조직·인사·재무 관리 항목에 7점(공기업 기준)을 할당해왔다. 이 중 조직·인사 일반 항목의 배점이 2점이었고, 재무예산 운용·성과는 5점이 부여되었다. 채용이나 지역발전 등 다른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경영실적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경영평가 항목과 배점을 수정해 재무관리 항목을 업무 효율 항목과 합쳐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새로 만들고, 배점을 20점으로 높였다. 각 공공기관의 부채 비율, 자체 수입 비율 등을 고려해 유형을 분류하고 가중치를 조정하는 '유형별 맞춤형 평가' 방식도 새로이 도입해 올해 평가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경영평가가 재무 관련 지표를 과소 반영하다 보니 가스공사의 등급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며 "평가 항목과 배점이 개선된 올해부터는 재무 위기에 빠진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성과급이 늘어나는 사례는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