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서 엠폭스 첫 환자 발생…국내 감염 추정
  • 이상욱 충청본부 기자 (sisa410@sisajournal.com)
  • 승인 2023.05.0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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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거주 내국인 1명…해외여행 이력 없어
2022년 9월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9월4일 오후 인천공항 출국장 내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에서 처음으로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발생했다.

1일 충남도와 천안시 등에 따르면, 천안에 거주하는 내국인 1명이 지난달 29일 엠폭스에 확진됐다. 지난달 24일부터 림프절 병증과 발진,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인 이 확진자는 다른 지역 병원을 찾아 진료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현재 검사를 받은 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방역당국은 국내 전파에 의한 발생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확진자가 증상 발현 3주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실이 없었다. 충남도는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지역사회 확산에 대비해 전담 병상 5개와 12명 분의 치료제를 확보했다. 천안시도 엠폭스 24시간 방역대책반을 운영하고, 위험요인 차단에 나섰다.

엠폭스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로 인해 발병한다. 1958년 실험실 원숭이한테서 처음 발견됐다. 사람이 처음 감염된 사례는 1970년 콩고에서 나왔다.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유행하던 풍토병이었는데 작년 5월부터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 오염된 침구 또는 성관계 등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 발열·두통·근육통·오한·피로감·무력감 등 초기 증상을 보이다가 1~4일 후 피부에 수포와 딱지 등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발진은 일반적으로 얼굴에서 시작돼 팔다리·전신 쪽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 있고,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생식기 주변 발진이나 항문 통증, 직장 출혈, 장염도 엠폭스의 주요 증상으로 보고 있다. 엠폭스는 대체로 감염 후 2~4주 만에 회복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잠복기는 5~21일 사이로 긴 편이다.

전 세계적으로 엠폭스 치명률은 1.3%로, 코로나보다 높다. 코로나 누적 치명률은 세계 평균은 약 1%, 우리나라는 0.11%다. 우리나라에 엠폭스 사망자는 아직 없다. 두창과 증상이 비슷해 처음에는 ‘원숭이두창’이라고 불렀는데, 작년 말부터 ‘엠폭스’로 바꿔 부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이 특정 집단과 인종·지역을 차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며 명칭 변경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엠폭스는 환자 대부분은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충남에 대응 체계도 충분히 갖춰졌기에 지나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엠폭스 발생 국가를 방문했거나 밀접접촉 등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나 관할 보건소로 신고하고 모르는 사람과의 밀접접촉에 각별히 주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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