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전 가나…푸틴 “반역 직면…분열 허용하지 않을 것”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3.06.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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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 개인적 야망에 배반…반역자, 가혹하게 대응할 것”
바그너 그룹,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이어 보로네시 장악
英 국방부 “모스크바 진격 확실…러, 중대 도전에 직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에 대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크렘린궁 제공 영상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긴급 대국민 TV연설에서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에 대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크렘린궁 제공 영상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을 놓고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진격을 예고한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 남쪽에서 500㎞ 떨어진 보로네시를 접수하고 북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4일 긴급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러시아는) 반역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답은 가혹할 것이다. 반란을 일으킨 모든 자들은 피할 수 없는 처벌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군대와 다른 정부 기관들에 필요한 명령을 내렸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는 한편 모스크바와 보로네즈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푸틴 대통령은 무장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다. 러시아군은 반역을 모의한 이들을 무력화하도록 필요한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을 향해 “개인적 야망으로 러시아를 배반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조국과 국민이야말로 바그너 그룹의 군인들과 지휘관들이 우리 군과 나란히 싸우고 죽어간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바그너 그룹이 장악한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노두와 관련해선 “행정기구 작동이 실질적으로 중단됐다. 상황이 어렵다”며 “상황 안정을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 1차 세계대전 중이던 1917년 벌어진 10월 혁명과 이어진 러시아 내전을 언급하며 “우리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에서 또 다른 분열이 생기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국민과 조국을 지킬 것”이라고도 했다.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 인근 거리에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배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 인근 거리에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배치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바그너 그룹은 최근 러시아군이 국방부의 지시를 받아 우크라이나 내의 바그너 그룹 야전 캠프 후방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며 24일 새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해 군사시설을 장악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군 수뇌부와의 오랜 갈등이 이번 반란의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자신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의 주도로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공적을 세웠으나, 그 과정에서 국방부 등 러시아 군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바그너 그룹은 예고대로 모스크바 진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 “더 많은 바그너 부대가 보로네시주를 지나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모스크바에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적었다. 보로네시는 모스크바 남쪽에서 500㎞ 떨어진 지역이다.

영국 국방부는 그러면서 “앞으로 수시간 동안 러시아 보안군, 특히 국가방위군의 충성심이 이번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근래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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