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평 데이터센터 전자파 예측치, 네덜란드 기준 11배 초과
  • 주재홍 인천본부 기자 (jujae84@gmail.com)
  • 승인 2023.07.0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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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G 이상 노출 시 암 발생 위험 2배 높다는데…최대 45.48mG 발생

인천시 부평구에 들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에서 유럽 선진국 기준의 11배가 넘는 전자파 발생이 예측됐다. 이 데이터센터는 도심 한복판에 들어서는 데다 주택, 학교와 가까워 건강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2월부터 부평구 청천동 422번지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데이터센터에는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T), 사물인터넷(loT) 등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저장 장치와 통신 장비가 설치된다. 

데이터센터 건설공사가 진행되면서 전자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담장 기준으로 약 30~360m 이내에 아파트단지와 주택단지, 초등학교, 어린이집 등이 들어 서 있기 때문이다.   

청천동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평구
청천동 데이터센터 조감도 ⓒ부평구

앞서 데이터센터 건축주는 지난해 11월 미래전파공학연구소에 전력선이 인입되는 구간에서 전자파가 얼마나 강하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예측조사를 의뢰했다.  

조사결과, 이 데이터센터 담장 밖의 일부 도로 구간에선 최소 0.04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에서 최대 45.48mG의 전자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근의 아파트단지 인근에서도 지중선로를 통해 데이터센터로 전력선이 인입되는 구간에서 최소 0.30mG에서 최대 41.73mG의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기설비기술기준법 상 전자파 강도가 833mG 이하이면 인체에 문제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는 4mG 이상의 전자파에 노출됐을 시, 그 이하일 때보다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가 2배를 초과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유럽의 선진국은 주거지와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곳은 ‘민감시설’로 지정해 놓고 전자파에 대해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실제로 네덜란드는 4mG, 스위스는 10mG 이하로 전자파를 규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민감시설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다. 민감시설 기준으로만 따져봤을 때, 우리나라의 전자파 제한기준은 네덜란드보다 208.25배나 높은 셈이다. 
   
미래전파전파공학연구소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예측은 가장 좋지 않은 경우를 가정해 시험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적은 전자파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최근 전파법·전기통신사업법에 대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인체보호기준을 초과하는지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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