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김동연도 ‘백지화’ 원희룡 직격…“尹만 보고 충성경쟁 말라”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3.07.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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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 숙원’ 고속도로 백지화 개탄스러워…원안대로 추진해야”
6월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이하여 만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6월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전면 백지화’ 방침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처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 핑계를 대며 한순간에 사업 백지화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나 안타깝고 한심스럽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라면 가짜가 아님을 밝히고 원래대로 추진하면 되지 왜 백지화를 하나. 앞으로 가짜뉴스 의혹이 있으면 정부정책을 모두 백지화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경기 동부 지역민들의 숙원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교통 혼잡이 심한 국도 6호선과 수도권 제1순환망 등 양평 지역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양평군민의 절실함과 지역 사정도 모르는 장관의 말 한마디 때문에 7년간 진행되어 온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예산실장부터 경제부총리까지 하며 고속도로 등 SOC에 대한 재원 배분을 숱하게 해온 제게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준비한 정책을 장관의 감정적인 말 한마디로 바꾸는 것 자체가 ‘국정난맥상’”이라며 “장관직 하나 건다고 우리 삶이 변하지 않는다. 제발 대통령만 바라보고 충성경쟁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원 장관은 김건희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 직후 ‘사업 전면 중단 및 백지화’를 선언했다. 그는 6일 당정협의회 직후 “김 여사가 선산을 옮기지 않는 한, 처분하지 않는 한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이 끊이지 않을 것이기에 그 원인을 제거하겠다”며 “민주당의 선동 프레임이 작동하는 동안 국력을 낭비할 수 없어 이 정부에서 추진했던 모든 사항을 백지화한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의 공세로 백지화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악마화 선동을 정권 끝까지 하려는 게 지금 민주당의 태도”라며 “앞으로 임기 끝까지 국민들이 의혹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지금 시점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손절하는 게 국가를 위해서도 좋고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도 좋다”며 “양평군민들께는 죄송하지만 조금만 참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당이 나서서 ‘가짜뉴스’ 선동을 했기 때문에 저랑 일대일 토론을 하든지 해서 선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소해야 한다”며 “모든 해명과 깔끔한 해소, 책임지는 사과가 있다면 저희가 그때도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사과할 경우 백지화 결정에 대해 재고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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