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시 “국제안전기준 부합” 재강조…당황한 기색도
더불어민주당은 9일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만나 면전에서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을 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고문인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그로시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IAEA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안전성 평가’ 종합보고서를 맹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IAEA 입장은 일관되게 ‘오염수 해양방류 지지’였다”며 “주변국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리 결론 내린 것은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그럴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물 부족 국가인 일본이 그 물을 국내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 용수로 쓰라고 요구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오염수를 마실 생각도, 오염수에서 수영할 생각도 없다”고 몰아세웠다.
대책위원장인 위성곤 의원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IAEA 종합보고서에 유감을 드러내며 “일본이 오염수 해양 투기를 연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IAEA가 이러한 요구에 함께해 달라”고 촉구했다.
위 의원은 “IAEA는 그동안 지적된 일반안전지침(GSG) 위반을 비롯해 오염수 해양방류가 정당한지, 최적의 대안인지 등은 검토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 책임을 떠넘겼다”며 “유엔해양법에 대해 검토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 이 문제가 (한국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을 비롯해 우려를 제기하는 곳이 많아 그 우려를 듣고 답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도출한 결론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IAEA는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이 제대로 잘 지켜지는지 완전히 검토하기 위해 수십 년간 일본에 상주할 것”이라며 “IAEA 지역사무소를 후쿠시마에 개설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IAEA가 지금까지 진행된 일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질의가 있으면 언제든 저희는 공개할 예정”이라며 “필요한 것은 언제든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자신의 모두발언 후 민주당 측의 강한 비판이 이어지자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초반에는 민주당 측의 몇몇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안정된 모습이었으나 비난이 계속되자 그는 의자에 등을 대고, 안경을 벗거나 이따금씩 한숨을 내뱉었다.
지난 7일 입국한 그로시 사무총장은 8일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과 만나 IAEA 종합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출국해 뉴질랜드를 비롯한 태평양 도서국을 찾을 예정이다.
